생맥주잔의 비밀…”주문량보다 12~23% 적게 나와”

생맥주잔의 비밀…”주문량보다 12~23% 적게 나와”

입력 2012-12-30 00:00
수정 2012-12-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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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주문시 실제량은 1천544㏄…500㏄-2천㏄간 단가差 없어

호프집에서 500㏄ 생맥주를 마시다 보면 생각보다 적은 양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은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라고 여겼겠지만, 실제 업소에서 생맥주가 주문하는 양보다 최대 23% 적게 나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궁지에 몰린 맥주 제조사들은 내년 1월부터 맥주잔에 용량 눈금이 표시된 용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30일 소비자원이 강남역 등 서울 6개 지역 90개 맥줏집의 생맥주 실제 제공량을 측정해보니 주문량 대비 평균 13~23%가 적게 나왔다.

주문량별로 실제 제공된 평균치를 보면 500㏄ 주문 시에는 435㏄, 2천㏄에는 1천544㏄, 3천㏄에는 2천309㏄가 나왔다. 주문량 대비 제공률이 500㏄가 87%, 2천㏄가 77.2%, 3천㏄가 77%인 셈이다.

맥주 중 생맥주의 출고량은 지난해 30만㎘로 전체 맥주의 16.3%를 차지한다.

소비자원은 “생맥주 판매업소마다 제공량의 편차가 컸으며 3천㏄를 주문하면 판매업소 간 제공량 차이가 최대 460㏄에 달했다”고 밝혔다.

맥줏집에서 사용하는 생맥주 잔(용기)은 대부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소비자원이 생맥주 잔 용량을 측정해보니 500㏄는 일치했으나 2천㏄와 3천㏄ 잔은 실제 1천700㏄와 2천700㏄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생맥주를 거품 없이 가득 채워 고객에 준다고 해도 주문량보다 300㏄가 부족했다.

대용량 생맥주를 주문하면 단위가격이 낮아 경제적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생맥주 500㏄와 2천㏄는 ㏄당 단위 가격이 각각 7.2원과 7.1원으로 거의 차이가 없어 대용량 주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이 최근 2개월 내 생맥주를 마셔본 20~40대 성인 1천명을 설문해보니 전체의 51.5%가 한 달에 2~3회 생맥줏집이나 치킨집에서 생맥주를 마시며 38.7%는 한 번 마실 때 1천~2천㏄를 소비한다고 답했다.

전체의 67.6%는 생맥주 주문량과 실제 제공량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99.6%는 제공량이 주문량보다 적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원이 이런 결과를 토대로 생맥주 주문량과 실제 제공량의 차이를 개선하도록 관련 업계에 촉구하자 맥주 제조사들은 내년부터 눈금이 새겨진 생맥주 잔을 보급하기로 했다.

500㏄ 잔은 450㏄, 1천700㏄ 잔은 1천500㏄, 2천700㏄ 잔은 2천500㏄로 수정해 정량을 표시한 뒤 생맥줏집과 치킨집에 제공된다.

맥주 문화가 발달한 독일에서는 맥주 제조사가 제품의 양과 특성에 맞게 전용 잔을 제공하고 있고 맥주잔에 눈금을 표시해 정량 정보를 주고 있다.

소비자원은 “맥줏집에서 사용하는 생맥주 잔은 소비자가 정량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용량 선을 명확히 표시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판매업소는 용량 선이 표시된 생맥주 잔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정확한 제공량이 표기된 메뉴판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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