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올해 목표대비 세수부족 27조원 전망
올해 1월부터 5월말까지 걷은 세금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조원이나 적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국세청도 비상이 걸렸다.14일 국세청이 국회 기재위 안민석(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 기간 국세청 소관 세수는 82조1천2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조1천345억원에 비해 9조83억원이나 적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올 한해 세수는 작년에 비해 20조원이나 줄어들 수 있다. 단순 환산하면 지난해 국세청 세수가 192조원이었던 만큼 올해 걷을 세금이 172조원에 불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국세청의 세수 목표액 199조원에 비해 27조원이나 부족한 것이다.
국세청은 추가 세원 발굴 및 징수율 제고를 통해 한 푼이라도 더 걷기 위해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함께 나빠지는 상황이어서 세수 확보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세청은 우선 법인과 개인 사업자 등의 성실납세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세무조사를 통한 세수 확보는 전체 세수의 3%를 넘기 어려운 만큼 불성실 신고 차단을 최대한 유도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세청이 이달 25일이 기한인 부가가치세 신고와 관련해 불성실 신고자에 대한 강력한 검증, 추적 조사 의지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 국세청은 각 지방국세청과 일선 세무서를 통해 기업들의 올해 8월 법인세 예납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동시에 국세청은 체납세금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매년 5조~6조원 가량 발생하는 체납액과 연간 8조원 가량 되는 결손처분액 중 일부만 징수해도 수조원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발족한 ‘숨긴 재산 무한추적팀’을 보강해 체납자에 대한 납부 독려 및 숨긴 재산 파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지하경제양성화 추진단’의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밝혀 온 대로 역외탈세, 민생침해, 고소득 자영업자, 대법인·대재산가 등 지능적 탈세·탈루 사범이 주 타킷이다.
다만 국세청의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세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등이 기업 활동의 영향을 받는 만큼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 국면은 세수 확대의 근본적인 장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의 효율적인 수단으로 기대했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 열람 방안도 국회를 거치면서 FIU가 보유한 의심거래정보(STR)와 2천만원 이상의 고액현금정보(CTR)를 통보받는 것으로 약화됐다.
국세청이 FIU정보를 활용한 세무조사로 연간 4조5천억원 가량의 추가 세수 확보를 목표로 했던 만큼 목표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한양대 오윤 교수는 “국세청이 걷는 세금 가운데 자동 세수가 95%이고 노력 세수는 5%선”이라며 “국세청도 그동안 노력을 해 온 만큼 (세무조사 등을 통해) 세수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성실납세가 중요한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체납액 징수 등 추가 세원 확보에 최대한 나설 것”이라며 “다만 세무조사는 성실 기업이 아닌 고소득 자영업자, 역외탈세 등 지능적 사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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