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일부 지점 “5만원권 부족”…민원도 제기

금융기관 일부 지점 “5만원권 부족”…민원도 제기

입력 2013-12-03 00:00
수정 2013-12-0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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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조절 의구심도 나와…한은 “조절은 아니다”

“고객 분들이 ‘일을 하는가, 놀고 있는가?’하고 물어볼 때는 정말 곤혹스럽습니다.”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새마을금고분소(5공장)의 이방기 부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5만원권 부족으로 골치가 아프다면서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이 부장은 5만원권에 대한 고객 수요에 제대로 응하지 못해 고민을 거듭하다가 최근 한국은행과 국민신문고 온라인 민원 시스템에 민원을 냈다.

작년 하반기부터 5만원권의 부족을 느끼던 이 새마을금고는 5만원권 교환한도를 1인당 6장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부장은 “5만원권에 대한 한 주간 수요량은 3억원인데, 실제 공급받는 물량은 1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올해 들어 5만원권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인근 외환은행 현대자동차출장소지점도 5만원권의 부족을 느끼기는 매한가지로, 1인당 10장으로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5만원권의 부족을 호소하는 금융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경남 창원의 기업은행 창원지점은 올해 하반기부터 5만원권 부족이 심해지자 개인 한도를 1인당 100만원으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점 관계자는 “100만원어치 이상을 원하는 고객은 될 수 있으면 1만원권으로 받도록 유도하지만, 한도 자체는 융통성 있게 운영한다”며 “그러나 고객들의 불만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한은 부산본부의 조원탁 업무팀장은 “가장 큰 문제는 한은 발권국의 연간 발권한도가 있는 상황에서 환수율이 낮아 5만원권이 제대로 돌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1∼9월 지역별 5만원권 환수율은 부산·경남·울산이 25.0%로, 제일 낮고 대구·경북(26.7%), 경기(30.1%) 등 순이다. 전국 평균은 49.0%이고 서울은 65.2%다.

환수율은 특정기간 한은의 발행량에 대한 환수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환수율 25.0%는 해당 기간 5만원권이 100장 공급됐으면 25장만 한은에 돌아왔다는 의미다.

이처럼 5만원권 물량이 달리는 지점에서는 “통화량 관리 때문일 것”,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 이후 5만원권의 증발을 억제하려고” 등 여러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본점의 출납업무 담당 직원은 “명절 때 신권을 요청한 만큼 주지 않듯이 수급물량을 조절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5만원권의 공급을 일부러 줄이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주장이다.

한은 본점의 발권국 관계자는 “다만, 신권 제조물량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연간 수급 전망에 맞춰 주문, 제조한다”며 “추가 발주할 수는 있지만 수시로 발주하면 한국조폐공사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5만원권의 수요 증가를 둘러싸고는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세금 탈루 등 지하경제 수요가 오히려 발생한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일선 금융 창구에서 5만원권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새마을금고분소의 이방기 부장은 “정부가 말하는 ‘2금융권의 애로’가 없도록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현장에서는 느껴진다”며 “경남은행에 여러 차례 부탁하다가 한은 부산본부를 거쳐 어쩔 수 없이 한은 본점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한은에서 직접 지폐를 받지 못하고 일반 은행을 거쳐 공급받는다.

기업은행 창원지점 관계자도 “여러 차례 부탁도 하고 했지만, 연말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 이외에 해결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말 현재 5만원권의 발행잔액은 35조1천523억원으로, 올해 들어 10개월간 6조6천523억원어치가 불었으며 이는 작년 동기보다 28.4%나 많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체 지폐 발행잔액 중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전 54.0%에서 올해 10월에는 66.7%로 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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