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기조 강화, 영국계 자금 이탈 가능성 커
스코틀랜드의 독립 문제가 세계 금융시장은 물론 한국 증시까지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전문가들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충격파가 국내에도 고스란히 전해져 영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12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18일(현지시간)에 있을 스코틀랜드 주민투표에서 독립 찬성이 반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반대 의견은 지난달 초 이후 계속 줄어들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찬성 의견을 넘어섰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이탈하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이뤄지면 자산매각과 은행예금 인출사태로 영국경제 전체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 머레이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도 스코틀랜드 독립으로 “(영국과) 협의해야 할 여러 가지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제기될 것”이라면서 “통화, 재정 및 금융 구조가 바뀌는 과정의 불투명함이 즉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경제의 위상 추락, 유럽연합(EU)의 경기 회복 지연, 스페인 카탈루냐 등 유럽 내 연쇄 독립 바람 등도 스코틀랜드 독립의 후폭풍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스코틀랜드 독립이 국내 시장에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분석된다.
스코틀랜드 독립 시 영국 파운드화의 약세와 달러화 강세 기조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성사되면 파운드화 가치 급락과 달러화 가치 급등으로 금융 시장에 큰 혼란이 찾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로 국내 증시에 경고등이 켜진 마당에 달러 강세 기조의 강화는 대형 수출주에 악재다.
국내 증시에서 지난 7월 순매수로 돌아선 영국계 자금의 ‘변심’ 가능성도 지켜봐야 할 재료다.
영국계 투자자는 7월 한 달 750억원 순매수를 보여 16개월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아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미국 자금과는 달리 영국계 자금은 변동성이 심한 매매 양상을 보인다.
영국계 자금은 헤지펀드의 비중이 높아 기초여건(펀더멘털)이나 위험성 관련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독립으로 영국 금융시장에 혼란이 생기면 영국계 자금의 한국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체 외국인의 주식 보유액에서 영국계 비중은 8.2%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커서 영국계 자금의 이탈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영국 금융시장의 변화와 함께 영국계 자금이 자산운용 형태 정리 등을 이유로 한국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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