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선거전문가 막판 판세분석…”네거티브 전략은 역풍 맞을 것”
“분리독립 반대여론의 독주 상황은 끝났다.”스코틀랜드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의 선거학자인 존 커티스 교수는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이 독립이 가져올 변화와 위기를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찬성여론이 약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권자의 높은 참여 열기로 결과 예측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남은 기간 어느 쪽이 유권자의 신뢰를 더 받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느 쪽이 이길 것으로 보나? 스코틀랜드의 독립은 현실이 될 수 있는가?
▲ 학자로서 투표 결과에 대한 예상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며, 투표율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주민투표를 열흘여 남기고 계속 뒤지던 독립 찬성여론이 반대여론을 넘어서는 일이 벌어졌는데.
▲ 분리독립 반대여론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찬성여론에 뒤진 적이 없었지만 선거운동 막바지에 추월을 허용했다. 비록 조사기관 한 곳에서 나온 결과지만 독립반대 여론의 독주시대가 끝나고 판세가 접전 단계로 접어든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여론 역전 기류는 분리독립 반대운동 진영에 큰 충격을 던진 동시에 분리독립 운동을 이끄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는 희망을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 여론변화의 추세를 분석해달라.
▲ 여론이 역전된 결과를 내놓은 조사업체(유고브)가 그동안 독립찬성 여론 평가에 가장 인색했던 곳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사 조사에서는 지난달 초만 해도 61대 39로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런데 지난달 말부터 찬성여론이 43%에서 47%로 오르더니 마침내 51%까지 기록했다. 특정 운동 진영으로부터 공정성까지 비판받던 조사업체의 이런 결과는 판세에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반대여론의 독주체제는 끝나고 예측불허의 접전 단계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이번 투표전에서 여론조사는 투표 열기를 높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 반대여론이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인데.
▲ 그동안 지지율 우위를 지켜온 반대운동 진영이 여전히 앞서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우위가 오차범위 내 수준임을 고려하면 투표가 접전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찬성여론은 반대여론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 독립 찬성여론이 막판에 상승하는 이유는.
▲ 유권자의 태도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여론조사에 응하는 유권자들이 종전에는 찬성 또는 반대라는 단순한 투표의향만 밝히던 차원에서 이제는 투표결과에 따른 영향을 고려한 의향을 밝히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더 잘 살 것이라는 여론의 증가도 변화의 요인으로 보인다. 이런 여론은 6월만 해도 27%대에 머물렀는데 이달 들어 40%까지 상승했다. 남은 기간 50%까지 상승한다면 독립안의 통과 가능성은 커진다.
-- 남은 기간 투표 결과를 가를 변수는.
▲ 어느 쪽이 더 유권자의 신뢰를 확보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상대 진영의 약점을 공략하는 네거티브 전략에 대한 유혹이 커질 수 있지만 자칫하면 박빙의 상황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음을 양 진영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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