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임대업이 주업인 경우…지난해 접대비 비용처리 축소 이어 추가 조치
고소득자의 탈세 창구로 활용되는 가족회사가 성실신고확인대상에 포함된다.지난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가족회사 ‘정강’을 통해 마세라티 등 고급 승용차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세정당국은 업무용 승용차 등의 비용 처리 기준을 강화했다.
올해는 아예 자금 유용이나 탈루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세무대리인의 확인을 받도록 추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대형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변호사와 세무사, 변리사 등 고소득 개인사업자에 대한 성실신고확인제도 적용 기준도 보다 엄격해진다.
기획재정부는 2일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서 세원투명성 강화 및 조세제도 합리화를 위해 개인사업자와 관련해 이같이 조세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실신고확인제도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개인사업자가 가공공비를 계상하는 등 불성실 신고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행돼 왔다.
종합소득세 신고시 세무대리인이 작성한 성실신고확인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고 위반시 산출세액의 5%의 가산세를 부과한다.
현재 농업·도소매업은 수입금액 20억원 이상, 제조업·건설업 등은 10억원 이상, 개인서비스업은 5억원 이상일 경우 성실신고확인서를 내야 한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2018∼2019년에는 각각 15억원과 7억5천만원, 5억원 이상으로, 2020년 이후에는 10억원과 5억원, 3억5천만원으로 기준이 강화된다.
정부는 성실신고확인 대상 확대로 인한 납세협력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성실신고확인비용 세액공제(60%) 한도는 10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원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소규모 법인 등에 대한 세원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법인도 새롭게 대상에 추가했다.
구체적으로 지배주주 지분이 50%를 넘고 부동산임대·이자·배당소득이 주업인 법인, 성실신고확인제도 대상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한 지 3년 이내인 경우 등이다.
지배주주 지분이 50%를 넘고 부동산임대가 주업인 법인의 대표사례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다. 우 전 수석은 정강을 통해 고급 승용차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자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을 통해 이러한 가족회사의 접대비와 업무용 승용차 비용처리 한도를 절반으로 줄였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에서 개인사업자가 사업 관련 유형자산을 처분해 얻는 이익에 대해서도 사업소득으로 보고 과세하기로 했다.
현재 개인사업자가 부동산을 팔아 양도차익을 얻을 경우에는 양도소득으로 보고 과세하고 있다.
그러나 기계설비 등 유형자산은 사용 기간 감가상각비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공제를 받지만 정작 이를 처분할 때는 이익을 올려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업무용 승용차 외에는 사업 관련 유형자산에 과세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복식부기의무자에게만 해당한다. 간편장부 대상자는 사업규모가 영세한 경우가 많고 납세협력비용이 증가하는 점 등이 고려됐다.
세원투명성 강화 방안 중 하나로 도입된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업종도 확대된다.
현행 58개 업종에 적용되지만 악기 소매업, 자전거 소매업 및 기타 운송장비 소매업, 골프연습장 운영업 등 3개 업종 역시 앞으로는 10만원 이상 현금거래시 소비자 요구가 없어도 현금영수증을 의무발급해야 한다. 발급하지 않으면 50%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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