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3만 달러 돌파, 소득주도성장·환율이 변수

1인당 GDP 3만 달러 돌파, 소득주도성장·환율이 변수

입력 2017-08-06 10:44
수정 2017-08-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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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만 달러대 진입한 뒤 제자리걸음

새 정부가 들어서며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진입에 성큼 가까워졌다는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새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우며 가계 소득, 일자리 확대를 바탕으로 내수 활성화와 기업 투자 확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고 경제 틀을 바꾸겠다고 선언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도 소득주도 성장 ‘약발’과 환율 두 가지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성장 엔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버리며 1인당 국민소득(이하 국내총생산 기준) 3만 달러 달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속도가 느려지게 마련이지만 한국은 성장률 하락 속도가 유달리 빨랐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 2000년 1만2천 달러→2006년 2만900 달러→2016년 2만7천500 달러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2000년 1만2천 달러, 2001년 1만1천300 달러였다.

2003년에 들어서며 1인당 국민소득은 1만4천200 달러가 됐고 2005년 1만8천600 달러로 올라선 뒤 2006년 2만900 달러로 2만 달러대를 뚫었다.

이후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만3천100 달러까지 치솟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이후 2년 연속 하락해 2009년에는 1만8천300 달러까지 떨어졌다.

경기가 개선되며 1인당 국민소득은 2010년 2만2천100 달러를 회복했고 이듬해인 2011년에는 2만4천100 달러로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이후 1인당 국민소득 증가 속도는 느려졌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14년 2만7천800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2만7천100 달러)과 2016년(2만7천500 달러)에는 제 자리를 맴돌았다.

경제 활력 저하가 1인당 국민소득 성장세가 둔화한 주 요인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0년 8.9%였으나 지난해 2.8%로 떨어졌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년과 견줘 7∼8% 성장하기도 하고 2006∼2007년에도 5%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금은 3%대 성장도 힘겨운 상태다.

◇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내년 눈앞’…“새 정부 정책 효과가 중요”

정부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 2만9천200 달러를 기록하고 내년 3만400 달러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는다.

물론 여기에도 변수는 있다.

가장 큰 요인은 경제 성장이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 실질 경제 성장률이 3.0%라는 가정하에 경상 성장률 올해 4.6%, 내년 4.5%로 추산했다.

그러나 2012년 이래로는 2014년(3.3%)을 제외하면 모두 2%대 성장에 그쳤다.

세계적 저성장 기조에서 수출 주도 성장의 한계, 생산성 약화,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돌출하며 한국 경제 성장을 짓누르는 모양새다.

성장률 목표 달성은 새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성과에 달렸다.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아동수당 신설 등 가계 소득을 증대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가계 소득 증대가 소비 활성화→기업 이익 증대→투자·고용 확대→가계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소득주도 성장론이 작동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수요 측면만 강조하다 보면 경상수지 흑자 축소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곪은 부분을 가지치기해 혁신 기업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등 공급 측면 대책이 향상돼야 장기 성장세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소 부문장은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투자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와 수출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성장할 수 있다”며 “정책에 자영업자가 불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 소득증대에 제약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도 3만 달러 달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달러 대비 원화값은 올해 하반기, 내년 상반기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2007∼2009년 원화로 표시한 GDP는 계속 증가했음에도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만3천100 달러, 2008년 2만400 달러, 2009년 1만8천300 달러로 떨어졌다.

당시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2007년 달러당 929.20원에서 2008년 1천102.59원, 2009년 1천276.40원으로 상승했다.

신 부문장은 “원/달러 환율이 강세로 갈 확률이 조금 높을 수도 있지만 큰 폭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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