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투표율 57.5%…‘08년보다 5%P ↓”

“美대선 투표율 57.5%…‘08년보다 5%P ↓”

입력 2012-11-09 00:00
수정 2012-11-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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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선거 외면·부동층 기권·샌디 영향

지난 6일(현지시간)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이 57.5%로 지난 2008년 대선(62.3%), 2004년 대선(60.4%)보다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최악의 네거티브(인신공격) 선거운동과 사상 최대인 약 60억 달러(약 6조5천억원)가 투입된 ‘돈 선거’에 대한 외면, 부동층의 대거 기권, 허리케인 ‘샌디’의 동부지역 강타, 투표기 오작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9일 아메리칸대학의 미국유권자연구센터(CSAE) 등에 따르면 올해 대선 투표자는 1억2천600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57.5%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 유권자 가운데 9천300만명이 투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표율은 2008년 대선 때보다 4.8%포인트 하락했다.

2004년 대선 투표율보다는 2.9%포인트 떨어졌으나 2000년(54.2%)보다는 3.3%포인트 올랐다.

델라웨어·아이오와·루이지애나·노스캐롤라이나·노스다코타·위스콘신 등 6개주에서는 투표자가 2008년보다 늘어 투표율이 60% 이상에 달했지만 투표율은 아이오와·루이지애나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4년 전보다 떨어졌다.

미네소타는 74.6%로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동성애자 결혼 금지 법안에 대한 찬반 주민투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높았던 곳은 경합주로 위스콘신·아이오와·뉴햄프셔에서는 지지층 투표율을 높이려는 경쟁이 치열했었다.

상원의원 선거의 최대 격전지였던 매사추세츠는 투표율이 66.6%에 달했다. 접전 끝에 소비자 운동의 기수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이 현역 상원의원인 스콧 브라운(공화)을 눌렀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주는 하와이(43.6%)로 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다음은 웨스트버지니아, 뉴욕, 오클라호마, 텍사스 순으로 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중 한쪽을 지지하는 주들이었다.

CSAE는 북동부 지역을 강타해 정전사태 등을 일으킨 허리케인 샌디로 투표자 수가 뉴욕주는 4년 전보다 15%, 뉴저지주는 12% 줄었다고 밝혔다.

또 샌디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에서는 사상 최악의 혼탁(네거티브·돈) 선거 중 하나로 꼽힌 올해 대선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가 투표를 외면했던 것도 투표율 저조에 일조했다.

엄격한 투표자 신분 확인조치와 투표기 오작동, 투표소 잠정 폐쇄, 오랜 대기 시간 등도 유권자의 투표를 방해했다고 CSAE는 지적했다.

커티스 갠스 CSAE 디렉터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투표하려는 열정을 가진 사람도 있었지만 (이런 요인들이 합쳐져) 투표에서 격리된 사람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버지니아대학 정치센터의 정치분석가 카일 콘디크는 오바마와 롬니가 초접전 상황에서 지지층, 특히 부동층 투표율 제고를 위해 뛰었지만 부동층은 투표 당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민주·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열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지만 그냥 말뿐”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출구조사에 의하면 부동층 투표율은 29%로 2008년과 같았고, 지지율은 오바마 45%, 롬니 50%였다. 4년 전엔 오바마 52%, 존 매케인(공화) 44%였다. 격차는 8%포인트에서 5%포인트로 줄었다. 그만큼 부동표가 분산됐다는 의미다.

투표율이 낮은 데도 오바마가 압승(8일 현재 대통령 선거인단수 303명 대 206명)한 것은 실업률 8% 미만 유지 등으로 인한 경제회복의 기대감 속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선호하고 4년 전에도 압도적으로 오바마를 지지했던 젊은 층, 여성, 히스패닉·흑인·아시아계를 다시 규합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CSAE는 “11.6 대선 투표율이 2000년부터 시작된 투표율 증가세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인지, 아니면 일회성인지는 오는 2014년 중간선거(상하원의원·주지사 선출)와 2016년 대선이 말해줄 것”이라고 평했다.

갠스 디렉터는 “대체로 유권자가 (투표하러)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현재도 집계가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투표자 수와 투표율 파악에는 몇 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구조사를 주로 하는 에디슨미디어리서치는 올해 투표자 수를 1억2천900만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한편 조기투표 관련 자료를 취합하는 ‘미국 선거 프로젝트(USEP)’는 34개주와 워싱턴DC에서 시행된 조기투표(이하 부재자투표 포함)를 통해 투표권을 행사한 사람이 3천231만여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8년 대선 당시 전체 투표자의 24.5%에 해당한다. 2008년에는 조기투표율이 30.6%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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