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첫 에볼라 환자, 확진 판정 9일만에 숨져

미국내 첫 에볼라 환자, 확진 판정 9일만에 숨져

입력 2014-10-09 00:00
수정 2014-10-09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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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환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 토머스 에릭 던컨(42)이 격리 치료 중인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병원 측이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병원 측은 “에볼라와 용감하게 싸우던 던컨이 이날 오전 7시 51분 숨졌다”고 밝혔다.

던컨은 지난달 30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9일 만에 눈을 감았다.

에볼라 창궐 지역인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이송을 돕다가 감염된 던컨은 그런 사실을 모른 채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출발해 벨기에, 워싱턴DC 등 3개 대륙 4개 도시를 거쳐 지난달 20일 가족과 친지가 있는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에 도착했다.

엿새간 특이 증상 없이 주위 사람과 접촉해 온 던컨은 지난달 26일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을 찾아 서아프리카에서 왔다며 에볼라 증상을 호소했으나 의료진의 오진으로 항생제만 처방받고 귀가했다.

그는 이틀 후 증세가 악화해 응급차를 타고 이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기 위독하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던 던컨은 4일부터 미국 키메렉스 제약사가 만든 ‘브린시도포비르’라는 경구용 실험 약물을 투여받았다.

의료 당국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를 치료할 때 사용한 ‘지맵’이 동나면서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에볼라 바이러스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난 이 약물을 투여했다.

던컨은 임상시험 중인 이 약물을 주입 받은 첫 번째 환자다.

던컨은 7일 신장 투석 후 간 기능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증세가 급격히 악화해 결국 세상을 떠났다.

병원 측은 최근 던컨의 상태를 ‘심각’(serious)에서 ‘위독’(critical)으로 상향 조정하고 ‘브린시도포비르’ 추가 투여를 검토하는 등 그를 살리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병원협회 지침에 따르면 ‘심각’과 ‘위독’은 환자의 호흡, 체온, 심장박동 등을 알려주는 ‘바이털 사인’이 불안정하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여러 지표가 의심 상태일 때는 ‘심각’으로, 환자가 의식이 없고 지표가 좋지 않을 때에는 ‘위독’으로 구분된다.

전날 흑인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와 함께 병실을 방문해 던컨을 마지막으로 지켜본 조카 조제퍼스 위크스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태가 좋지 않은 삼촌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미국 보건 당국의 추적 결과 던컨과 접촉한 사람 중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CDC와 텍사스주 보건국,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은 추가 감염 대상자를 48명으로 압축해 이들의 체온을 하루에 두 번씩 재고 에볼라 잠복 기간인 접촉 후 최대 21일이 지날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던컨과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그의 여자 친구, 여자 친구의 딸, 조카 2명 등 4명은 특이 증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집을 떠나 현재 다른 곳에 격리 수용됐다.

한편, 실험 약물 ‘브린시도포비르’가 던컨의 치료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판명 나면서 두 번째 투여 환자의 회복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서아프리카에서 취재 중 에볼라에 감염된 NBC 방송의 프리랜서 카메라맨 아쇼카 묵포를 치료 중인 네브래스카 메디컬 센터는 “현재로서는 ‘최상의 방법’”이라며 이 약물을 묵포에게 투여하겠다고 7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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