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양 구축함 급파”…중국 “남중국해역 주목”말레이 수사당국 “안다만 제도로 비행”…혼란 가중
최근 남중국해에서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사건이 1주일이 넘도록 사고기 위치마저 확인되지 않는 등 자칫 미궁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미국은 14일 자체 정보를 토대로 인도양에 구축함을 파견, 수색에 나선 반면에 중국은 정반대 위치인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중간의 해저를 주목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혼선이 심화되고 있다.
실종 여객기를 찾기 위한 수색 범위도 무려 9만2천600㎢ 까지 확대됐으나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제니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새로운 정보에 근거해 인도양에서 추가 수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색 관계자들을 인용해 실종 여객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뒤에도 인공위성이 4시간 동안 실종기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가 사실이라면 실종 여객기는 레이더에서 마지막으로 사라진 태국만에서 무려 4천74㎞ 떨어진 인도양 아라비아해까지 날아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여객기 실종사건을 조사중인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은 비행 훈련을 받은 누군가가 고의로 여객기를 안다만 제도로 몰았다며 해당 지역에 주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말레이시아의 복수 소식통들은 H370 편이 항공업계의 공식 운항 경유점을 잇는 노선을 따라 운항했다며 비행훈련을 받은 사람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이들 소식통은 고의성이 확인됐다는 지적과 함께 불법행위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면서 실종 여객기의 운항 궤적까지 상세히 공개했다. 해당노선이 동남아에서 중동·유럽으로 향하는 민항기들이 이용하는 공식 항공노선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나 중국은 이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사이의 해저에서 진동이 감지됐다며 여객기 실종사건과의 연관성을 제기, 극도의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대학 지진지구내부물리실험실 연구진은 자체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말레이시아 소재 지진감측소 2곳에서 기록된 신호를 분석한 결과 여객기가 실종된 지난 8일 오전 2시55분께 베트남 남쪽 끝에서 약 150㎞ 떨어진 해저에서 진동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해저 진동이 발생한 시간은 여객기가 실종된 지 1시간30분이 경과한 시점이며 진동 위치는 항공기의 마지막 신호가 포착된 곳에서 북동쪽으로 116㎞ 떨어진 곳이다.
연구진은 “해당지역이 지진대가 아닌 만큼 (진동이 발생한 ) 시간과 장소로 미뤄 실종기와 관련이 있을 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정부마저 주요 수색지점이 남중국해라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중간해역에서 수색을 집중하고 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 당국이 실종 여객기를 수색하는 주요 지점이 여전히 남중국해라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실종 항공기가 회항했다는 최근의 일부 지적을 ‘유언비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다만 항공기가 말라카해협 등으로 항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일부 수색 역량을 말라카해협과 인도양 안다만해에 투입했다고 훙 대변인은 덧붙였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이 최근의 혼선을 한층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초반 수색을 주도하던 베트남에 항공기와 선박을 말라카 해협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실종 여객기 수색활동을 ‘긴급상태’에서 ‘통상적인’ 수준으로 전환하고 말레이시아의 지원 요청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측통들은 이를 두고 말레이시아가 중국과 베트남에 상이한 정보를 전달,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며 부실 대응에 유감을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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