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에서 전자발찌까지…고영욱 ‘날개 없는 추락’

룰라에서 전자발찌까지…고영욱 ‘날개 없는 추락’

입력 2013-04-10 00:00
수정 2013-04-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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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최고 인기…미성년자 성폭행·추행 혐의로 징역 5년

1990년대 최고 인기 그룹 멤버에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성범죄 피고인으로….

미성년자 성폭행·강제추행 혐의로 10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가수 고영욱(37) 얘기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성지호 부장판사)는 이날 고영욱에게 징역형과 함께 향후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7년간 신상 정보 공개 명령을 내렸다.

유명 연예인이 성범죄로 인해 전자발찌 부착 명령까지 받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영욱은 1990년대를 풍미한 인기 5인조 그룹 룰라의 원년 멤버다. 1993년 결성해 이듬해 1집 ‘루츠 오브 레게’(Roots of Reggae)로 데뷔한 룰라는 ‘100일째 만남’, ‘비밀은 없어’, ‘날개 잃은 천사’, ‘쓰리!포!’(3!4!) 등 수많은 히트송을 탄생시키며 19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다.

당시 룰라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노래와 춤은 물론이고, 멤버들의 개성있는 캐릭터와 패션 등 하나하나가 큰 관심을 받았다.

혼성 그룹이었음에도 군부대 장병들이 위문 공연 오기를 희망하는 가수 1위로 꼽히는 등 한동안은 경쟁자가 없어 보일 만큼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날개 잃은 천사’가 수록된 2집 앨범이 발매된 1995년은 인기가 정점을 달렸다. 최단기간에 앨범 100만 장 판매를 돌파하고, 총 음반판매량은 190만 장을 기록했으며 SBS 가요대상도 거머쥐었다.

그랬던 룰라는 보컬 김지현의 탈퇴로 1997년 해체했다 1999년 재결성, 2001년까지 세 장의 음반(6-8집)을 더 낸 후 다시 흩어졌다.

고영욱은 1997년 룰라 해체 후 고교 동창인 김승환과 댄스 그룹 ‘플레이어’를 결성해 활동했고, 2004년에는 룰라 원년 멤버였던 신정환과 ‘신나고’(Shinnago)라는 이름으로 싱글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가 다시 유명세를 탄 건 방송 활동을 통해서다.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춘 고영욱은 특유의 입담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며 방송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인기에 힘입어 2011년에는 MBC TV 인기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출연했고 EBS 라디오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 DJ로 활약하기도 했다.

방송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듯했던 고영욱은 지난해 3월과 4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법원은 이날 “피고인은 청소년의 선망과 관심을 받는 유명 연예인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사리 분별력이 미약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이 초범이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도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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