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전 외교장관, 국감 불출석 사유서 제출

유명환 전 외교장관, 국감 불출석 사유서 제출

입력 2010-10-03 00:00
수정 2010-10-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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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육체적 건강악화로 휴식 필요”…4∼5일 일본서는 강연

 딸 특채파동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온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유 전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 제출한 사유서에서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라면서 “지난달 8일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본인으로서는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건강상 문제 등 여러가지 사정상 일정기간 국외에 체류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이달 중순부터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아시아문제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한반도 정세를 연구하게 됐고 이에 앞서 오는 4∼5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전 일본 외무차관의 초청에 따라 일본에서 도쿄대, 게이오대, 와세다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일관계에 대해 강의하는 일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임 이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급속히 건강이 악화돼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고, 따라서 환경을 바꾸기 위해 다소 일찍 출국해 현재 요양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은 특채 파동과 관련해 사죄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다짐하면서도 정작 내 스스로가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러우며, 그로 인해 조직 및 직원들이 겪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작년 4월 딸이 결혼으로 인해 휴직을 하려고 했으니 계약직은 휴직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본의 아니게 퇴직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부모로서 퇴직을 강요한 바도 있다”며 “그러나 제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에 가족의 구성원이 다시 응시한다는 것 자체가 특혜의혹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임식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황망히 조직을 떠나기로 한 것은 사태 수습을 위해 정치적이고 도의적인 모든 책임을 조속히 지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현재의 상황은 외교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로 확대되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며 “외통위 위원님들이 저의 잘못으로 인해 열심히 일하던 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유 전 장관이 국정감사에 나와 국민 앞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함에도 일본에서 강의를 하려고 불출석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국회 외통위의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국민들에게 사건의 경위를 밝히고 용서를 구해도 시원하지 않는데 해외로 도망치듯 나가는게 말이 되느냐”며 “오는 21일 종합감사 때 다시 부르고 그때도 안나오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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