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는 안돼’…눈길끄는 북한식 예절

‘악수는 안돼’…눈길끄는 북한식 예절

입력 2011-05-31 00:00
수정 2011-05-3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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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겐 45도 인사…러닝셔츠차림 식사는 결례

북한에서는 어른에게 인사할 때 허리를 45도 정도로 굽혀야 하고 악수로 인사를 대신해서는 안된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4일부터 ‘예의범절과 우리생활’ 코너를 2∼3일에 한번씩 시리즈로 방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 방영한 ‘우리민족의 조선절’편에서는 “오늘 우리 인민들 속에서는 전통적인 조선절을 시대적 요구에 맞게 발전시켜 큰절은 45도 정도, 평절은 15도 정도로 허리를 굽혀 하는 것이 장려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어른에게 하는 인사인 큰절은 곧바로 선 자세에서 허리를 90도로, 또래나 동년배의 서로 어려운 사이에서 하는 평절은 서서 허리를 45도로 굽혀서 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큰절 45도, 평절 15도로 간소하게 하는 것을 권한다는 것이다.

서서 허리를 굽히는 인사를 큰절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북한에서도 설에 바닥까지 몸을 숙여 큰절로 세배한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한때 특유의 ‘90도 인사’로 화제가 됐을 정도로 한국에서도 90도 인사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북한에서는 서양식으로 분류되는 악수로 인사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

중앙TV는 “우리의 우수한 예절풍습을 적극 살려 나가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악수를 비롯한 남의 식 인사풍습을 따르는 행동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우리식’을 고집하는 북한 체제의 일면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현지지도 등의 공개활동에 나섰을 때 지역 당 간부나 주민과 악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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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대외인사를 만날 때는 흔히 악수를 하고 후계자 김정은 역시 지난해 10월 방북한 저우융캉(周永康)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손을 잡고 인사하는 모습이 공개되는 등 외교무대에서의 수뇌부 인사법에는 사뭇 차이가 있다.

방송이 전한 식사예절은 한국과 비슷하다.

아침에 식사시간이 다 돼 흔들어 깨워야 일어나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밥상 앞에 제때 나와 앉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러닝셔츠 차림이나 빗질하지 않은 머리로 식사하는 것도 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중앙TV는 강조했다.

누군가의 요청을 언어예절에 맞게 거절하는 방법도 흥미롭다.

중앙TV는 요청이 부당하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 거절을 해야 하는데 두 가지 경우 모두 거절 이유를 ‘똑똑히’ 밝혀 상대방이 이견을 갖지 않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쁜 와중에 친구가 결혼식에 초대하면 “죽을래도 죽을 짬이 없소. 난 못가”라고 잘라 말할 게 아니라 “결혼을 축하하네. 그런데 우리 작업반에서 만든 새 설비 시운전을 해야 하니 좀 이해해주게”라고 말하면 상대방의 씁쓸함도 한결 가신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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