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개정 필요성도 시사..”브랜드도 바뀌어야”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은 10일 자신을 둘러싼 사퇴론에 대해 “엉망으로 만든 것을 치유해 달라고 해서 왔는데, 치료를 안 받겠다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정몽준ㆍ홍준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일부 비대위원 사퇴’를 촉구한 데 대해 “자신들 입지 확보를 위해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는 최근 당 정강ㆍ정책에의 ‘보수’ 용어 삭제 논란을 거론,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바뀌는데 ‘보수’라는 말을 끄집어냈다고 아우성쳐서야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당내 재창당론에 대해서는 “같은 사람들끼리 재창당을 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비대위를 ‘비토’하는 뚱딴지같은 결정을 하면 무슨 도움이 될지 생각해야 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다만 “완전히 변신하려면 브랜드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명 개정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일부 의원의 의원총회 소집 요구에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연루가 됐든 안됐든 의심받는 사람은 다 나가달라’는 식의 의총을 하면 효과가 있겠지만, 계파 싸움은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디자인연구소 토론회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를 해소해 통일 한국을 만드는 노력을 정당이 해야 하는데, 집권당이 정부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식의 정당운영을 하니 국민이 생동감을 느끼지 못한다”며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정신을 못차리는 것은 노무현 정권의 쇠락으로 정권을 잡았기 때문으로, 출발부터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을 못했다”며 “한나라당은 책임을 통감해야 하며 다른 것은 몰라도 국민의 의식 변화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6.2 지방선거 등 1년반 사이의 선거 결과를 제대로 분석하면 치유 방법이 나오는데, 이를 의식을 하는 사람이 없다”며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패배하면 쇄신하자고 하는데 한두달 지나면 원점으로 회귀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내가 비대위에 참여하면서 두려운 것은 흐느적거리다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전제, “한나라당의 잘못으로 인해 야당이 집권하면 어떤 행태를 보일지 불보듯 뻔하고, 우리나라 정당 중 상황을 제대로 인식ㆍ준비한 정당은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게(비대위 활동) 성공 못하면 나라의 장래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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