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총장, 사퇴요구 거부

검찰 간부들이 29일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잇따라 용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 총장이 거부 의사를 밝히며 검찰 조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대검찰청 검사장급 간부 전원은 이날 오전 한 총장에게 중수부장 감찰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할 것을 건의했다. 이어 대검 과장급 간부와 연구관(검사)들이 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도 한 총장이 낮 12시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찾아가서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

채동욱 대검 차장과 대검 부장(검사장)들은 오전 9시 한 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총장의 명예로운 용퇴를 건의했다.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8층 총장실에는 최재경 중수부장을 제외한 대검 부장 전원이 찾아갔다. 검찰 간부들의 사퇴 요구를 받은 한 총장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그러나 한 총장은 대검 부장들에게 용퇴 의견을 철회하라면서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장은 자신이 퇴진하면 대검 간부들도 퇴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재경 중수부장을 제외한 일부 대검 간부들은 전날 자정께 채동욱 차장 방에 모여 한 총장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을 비롯한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한 총장의 지휘체제는 사실상 와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채 차장은 이날 한 총장에게 용퇴를 건의한 사실을 대검 대변인이 아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통해 언론에 공개하도록 했다. 한 총장의 직속 라인이 공보업무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각부 수석검사들은 이날 점심시간에 모여 현 사태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수석검사회의 결과에 따라 평검사회의가 열릴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