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2일째..일부 인수위원 부적절처신ㆍ‘높은 인수위’ 지적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철통보안’ 기조에 변화가 감지된다.지난 15일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이후부터다. 핵심업무인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까지 지나친 보안으로 인해 ‘불통’ 비판을 받았지만 이제 한 고비는 넘긴 만큼 업무공개 범위를 넓히면서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과 소통 노력(?)..바뀌는 인수위 풍경 = 지난 6일 현판식을 하고 공식 출범한 인수위는 그야말로 취재진에게는 접근할 수 없는 ‘철옹성’이었다.
박 당선인이 인수위의 ‘업무보안’을 강조하고,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함구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언론의 개별 접촉 금지 주문이 내려오면서 취재진의 전화는 아예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아무 것도 모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인수위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별관 앞에는 출근 시간이나 점심 시간, 퇴근 시간마다 인수위원을 기다리는 취재진이 10여명씩 모여 있지만 인수위원들은 기자들과 마주치면 입을 꾹 다문 채 사무실로 뛰어들어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한 두명의 인수위원들은 16일부터 사무실 앞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기 시작했다.
열흘 가까이 취재진과 인수위원 사이에 ‘쫓고 쫓기는’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인수위원이 5분 넘게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은 ‘진풍경’으로 여겨졌다.
일부 인수위원들은 기자들과 식사 약속을 잡으며 삼엄하게 보안이 지켜지는 인수위 사무실 내 분위기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내 ‘단독기자’를 자처하며 질문에 대한 답변의 내용이나 수준을 놓고 취재진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마친 뒤 30명이 넘는 기자들을 금융연수원 본관 내 카페로 데려가 커피를 사며 20여분에 걸친 질의응답에 응했다.
정부부처 업무보고 모두발언 때마다 공무원들을 상대로 ‘보안’을 강조했던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18일 오후 취재진과 간담회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낮은 인수위’ 맞나..일부 인수위원 고압적 자세 = 정부부처의 업무보고가 17일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낮은 인수위’를 표방했던 이번 인수위도 ‘점령군’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는 업무보고 자리에서 담당 분과 간사가 일어나 자신의 소개를 하며 머리를 숙이는 것으로 보고 청취를 시작한다고 전하며 ‘낮은 자세’를 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부부처의 느낌은 달랐다.
한 분과 위원은 특정 부처 업무보고에서 해당 부처가 맡은 분야를 분리해서 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호통을 쳐 부처측 공무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분과의 업무보고에서도 보고 내용이 부실하다며 인수위원이 역정을 내 보고자가 급하게 사과를 했다는 얘기도 들렸다.
인수위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나 처신도 도마 위에 올랐다.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이혜진 간사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며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가까운가요? 행안부는? 아직 세종시로 안가셨죠?”라고 언급했다.
행안부는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는 부처인데도 이 간사의 말에 행안부 공무원들은 어리둥절해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인수위 출범 열흘이 넘었는데 해당 분과를 이끄는 간사가 아직 부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경제2분과 이현재 간사는 14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하남의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 부지 이전 및 시설규모 축소가 확정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논란이 됐다.
특히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 LH, 시공사 등을 국회 의원회관에 불러모아 이러한 결정을 확정했다는 부분에서 차기 정부의 틀을 짜는 인수위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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