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정원 ‘대화록 증발 사전 인지’ 의혹 제기
남재준 국정원장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에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원본이며 국가기록원내 대화록 존재 여부는 모른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21일 밝혔다.국정원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간사이기도 한 정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전하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국정원이 국가기록원에 대화록 문건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지 않았는지 하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남 원장이 당시 국정원에서 생산한 것이 진본, 원본이라고 계속 주장했으며, 대통령기록관에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며 국정원 국조 대상에 대화록 유출 문제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측은 “국가기록원에 있는 각종 문건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내용이라든가 무엇이 있는지 자체를 원천적으로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른다’고 답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국정원 국조의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의 국조특위지원단장인 진선미 의원은 지난 3월 폭로했던 국정원 내부문건인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중 4대강 관련 부분을 추가로 공개하며 “(원 전 원장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원 역할을 주문한 게 최소 11차례로, 원세훈의 국정원이 4대강 국민대사기극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전위부대였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이 공개한 ‘지시사항’에는 ‘야당이 되지 않은 소리 하면 강에 쳐박아야지’ ‘좌파세력 등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데…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기 바람’, ‘(국정)원이 훈수두기식 활동을 탈피, 홍보확산 실행에 주력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진 의원은 “원 전 원장에 대한 검찰의 범죄 혐의 일람표를 보면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직원이 작성한 4대강 관련 게시글도 무수히 많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의원은 “국조 대상에 ‘원 전 원장의 불법지시 의혹’이 포함되는 만큼 원 전 원장의 불법지시가 단독범행이었는지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엄중히 조사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은 국회 증언대로 스스로 걸어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국정원 국조 증인 문제와 관련, 여야가 동시에 요구한 증인이 19명임을 확인한 뒤 “원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새누리당에서 반대하겠나 싶다. 21명 정도는 쉽게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내일 여야 간사끼리 만나 일단 21명만이라도 발표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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