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서청원 원내 복귀에 여권 권력지도 ‘요동’

새누리당이 30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을 여유 있게 싹쓸이하면서 앞으로의 정국 구도와 여야 각당의 내부 역학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단 2곳에서 열린 ‘초미니 선거’였고 여권 ‘텃밭’인 경북 포항 남·울릉이 포함되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새누리당 서청원 전 대표가 비교적 중립 지대인 경기 화성에서 낙승한 것은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민심과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는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으로 조성된 여야 간 대치 정국도 팽팽한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여권이 다시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 개입 정국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새누리당이지만 압도적 승리에 탄력을 받아 새 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정권의 주요 과제들을 입법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완승과 서 전 대표의 당선은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큰 뒷심을 보태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와 선을 긋고 민생정책을 필두로 국정에만 집중한다는 ‘마이웨이’ 스타일의 정국 운영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 전 대표의 원내 복귀는 여야 관계는 물론 여권 내부의 역학 구도에도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親朴·친박근혜)의 좌장격인 서 전 대표가 7선 의원으로 당에 돌아오면 현재 김무성 의원(5선)의 독주 양상인 차기 당권 경쟁 구도를 포함한 여권 내 주요 권력 지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친박 내부의 분화 혹은 갈등이 촉발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정하면, 서 전 대표의 극적인 ‘귀환’은 양날의 칼 성격을 띠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박 대통령은 당·정·청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홍원 국무총리, 서청원 전 대표의 강력한 ‘삼각 체제’를 구축하고 국정 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서 전 대표가 박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부분이 크고 과거부터 노련하고 원만한 정치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에게 당의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소통창구 또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청와대가 주도한다는 인상을 줬던 당청 관계도 적당한 긴장과 보완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거물급인 서 전 대표라고 해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박 대통령에게 직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처음부터 승리하기 어려운 선거였다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 화성 보궐선거에서 당 자체적으로 ‘진정한 패배’의 마지노선으로 잡았던 12% 포인트 차이보다 훨씬 큰 격차로 참패한 점이 뼈아프다.

장기간 이어진 장외 투쟁을 통해 꾸준히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해온 ‘김한길 지도부’는 선거 패배 책임론 속에 지도력에 상처를 입고 대여 공세의 동력을 다소 상실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당내에서는 대여 투쟁 방식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고, 문재인 의원을 위시한 친노(親盧·친노무현) 강경파들의 입지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재·보선의 규모가 워낙 작았다는 점에서 지도부 교체나 당 내홍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