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대안론’도 부상…경선·전략공천 변수
새누리당이 다섯 달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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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은 17개 광역시도 중 ‘작은 대한민국’으로 불리는 수도 서울의 수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는데다 대권의 징검다리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포스트 6·4’ 정국의 흐름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새누리당은 ‘실지 수복’을 위한 필승의 카드를 찾고 있지만, 현재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군 모두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보다 지지율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는데 고민이 있다.
이런 가운데 박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지도를 보여온 정몽준(MJ) 의원이 서울시장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권의 대항마가 과연 누가 될지에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정 의원은 최근 측근들에게 서울시장에 직접 출마하기보다는 ‘좋은 후보’를 돕는 게 순리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불출마로 방향을 잡은 가장 큰 이유는 대권도전에 대한 의지 때문으로 알려졌다. 만일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2017년 대선에 나가려면 중도에 시장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정 의원은 이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여권에서는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감사원장을 지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대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위기다.
김 전 총리가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과 정 의원의 뒤를 이어 서울시장 지지도 3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틀 전 발표된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표본오차 95%±3.09%P)에서 김 전 총리는 16.8%의 지지율을 기록, 박 시장(28.5%), 정 의원(19.5%)의 뒤를 이었다
일부에서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지지율을 합하면 박 시장을 능가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 의원이 불출마 후 김 전 총리를 도울 경우, 김 전 총리가 정 의원의 지지율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박 시장과 대등한 구도를 만들 수도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권 주류도 김 전 총리를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김 전 총리와 함께 거론되는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지낸 안대희 전 대법관과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이혜훈 최고위원이다.
안 전 대법관과 이 최고위원은 서울신문 조사에서 각각 3.1%와 2.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아직 박 시장이 서울시장 예상 후보군의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는 만큼 향후 여권 후보 선출 과정에서 ‘흥행’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 때문에 후보 선출을 경선 방식으로 해야 할지, 추대 방식의 전략공천으로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으로 한다면 이들 외에도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홍정욱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차출’ 대상으로 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정몽준 의원이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정 의원이 불출마로 방향을 틀긴 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자신을 필승 카드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일면 출마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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