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원내대표 회동 무슨 얘기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2+2’ 회동을 하고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서로의 간극이 여전히 멀다는 것만 확인하는 만남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가 내 놓은 몇 가지 합의 사항은 정쟁을 가리기 위한 ‘재탕 합의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15일 국회에서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석한 올해 첫 ‘2+2’ 회담에 앞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왼쪽부터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여야 지도부가 회동이 진행된 80분 가운데 8할을 개헌특위 구성 논의에 할애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게 이날 회동의 요지였다. 여야 대변인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야당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해 개헌특위 구성을 요구했고 여당은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어려운 경제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해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협상 결렬을 선언했어야 할 회동이었지만 여야는 3가지 합의 사항도 함께 내놨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되 법리상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한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2월 임시국회에서 구성하고 정치개혁 전반을 논의한다 ▲선거구 재획정을 위해 이해 당사자인 국회가 아닌 독립적 기구를 구성한다 등이었다.
그러나 ‘김영란법 2월 국회 우선 처리’는 지난 12일 여야 원내지도부와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이 만나 이미 합의한 내용이다. 정개특위를 2월에 구성한다는 것 역시 지난 8일 여야 원내대표가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합의한 사안이다. 정치권의 기대를 모은 대표급 회동이었음에도 기존 합의를 재확인하는 자리에 그친 것이다.
선거구 재획정 논의를 위한 독립적 기구를 구성한다는 합의는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정개특위에서 선거 제도부터 확정돼야 선거구재획정위원회에서 선거구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아직 재획정위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재획정위를 민간에 위탁하는 것은 결국 의원들의 영향력 아래 두겠다는 ‘꼼수’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재획정위를 두는 쪽으로 중지를 모았었다. 하지만 야당이 “재획정위를 선관위에 두면 집권 여당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독립성 보장을 위해 민간기구 형태로 구성하는 방안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관위는 국회에서 예산을 받아 써야 하고 국회로부터 국정감사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국회의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독립적인 기구를 민간을 비롯해 어디에 둘지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산업발전법 처리 문제도 논의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 대표는 당 세미나 축사에서 “야당에 애걸복걸 사정을 해도 (처리를) 안 해 주고 있다. 정말 기가 막힌 심정”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을 “패스트 트랙에 태워 처리하자”는 주장이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제기됐다. 북한인권법을 신속처리안건(5분의3 이상 찬성)으로 지정해 본회의까지 자동 부의시켜 처리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외통위원 23명 가운데 14명(60.9%)이 새누리당 의원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소속 유기준 외통위원장을 비롯해 야당이 여야 관계 경색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1-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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