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 추가도발 땐 한미 군사훈련 연기 문제에 영향 미칠 것”

靑 “北 추가도발 땐 한미 군사훈련 연기 문제에 영향 미칠 것”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0 11:38
수정 2017-12-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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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안이라고 봐…답변 기다리는 중”

청와대는 20일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면 내년 초 평창동계올림픽 기간까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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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진행 중인 가운데 6일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1대와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한국 공군 전투기들이 함께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공군 F16 2대, F15K 2대, 미국 B1B, F35A 2대, F35B 2대.  공군 제공
지난 4일부터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진행 중인 가운데 6일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1대와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한국 공군 전투기들이 함께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공군 F16 2대, F15K 2대, 미국 B1B, F35A 2대, F35B 2대.
공군 제공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북한이 도발하면 훈련 연기 검토는 백지화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당연히 연동될 수밖에 없다.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분명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또 도발하면 국제적 여론이 악화하고 안보리 제재가 뒤따를 수도 있다”면서 “(이번 한미 군사훈련 연기검토는) 북한을 향한 사인일 수도 있고, 북한의 도발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문 대통령이 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까지 도발을 멈추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에 (합동군사훈련 연기 관련) 의견을 전달한 것은 확실하고 상당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맞다”면서 “(미국에 제안한 지) 좀 시간이 됐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을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이나 일본의 동맹과 오랫동안 해온 정기 군사훈련을 멈추는 어떤 계획도 알지 못한다’고 말한데 대해 “미국 내 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언급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훈련 연기와 관련된 부분은 국방에 대한 내용이라 틸러슨 장관이 직접적인 (소통) 라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논의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이의 ‘핫라인’을 통해 이뤄졌는지를 묻는 말에 “추측에 맡기겠다”고 언급, 이번 논의가 청와대와 백악관의 최고위급 간에 이뤄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게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연기 문제의 소통 채널은 한미 군사당국”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과 상당 부분 얘기가 됐음에도 (훈련 연기와 관련된 사실을) 모른다는 것은 틸러슨 장관이 소외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내가 추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말 한미 양국이 평창올림픽 기간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는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정확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문 대통령은 분명히 제안을 했고 그 시기가 (해당 보도가) 나오기 전인지 나온 후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기류는 어떻게 판단하는가’라는 물음에 이 관계자는 “미국도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며 “여러 국제 정세를 고려해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북한이 도발하지 않고 올림픽을 마치면 이후의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연기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올림픽 기간에 국한해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연기만을 고려할 뿐, 축소는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 제안이 중국 측과 조율돼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번 방중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전체적인 정세와 관련한 얘기를 했고 ‘향후 3개월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의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측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사실상 수용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도 “관계가 없다”면서 “이번 제안은 올림픽을 평화적으로 치르자는 데 국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이 참가하고 올림픽이 평화롭게 치러진다면 그것이 이어질 수 있는 대화 분위기와 아주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라며 “그러나 올림픽이 (평화적으로) 끝났다고 그런 분위기가 조성될 것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사실상 중국의 ‘쌍중단’ 제안을 받아들여 내밀한 관계로 접어드는 반면, 미국과는 그렇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중국과의 대화 내용 등은 한미 간에 충분히 협의가 되고 있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특수한 시기에 들어가면서 그에 맞는 해법을 우리가 고민하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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