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철아”·“어머니”…‘눈물바다’된 상봉장

“상철아”·“어머니”…‘눈물바다’된 상봉장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8-20 17:18
수정 2018-08-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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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섬 할머니, 70대 아들만나 오열…한신자 할머니도 北의 두 딸 만나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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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2018. 8. 20  사진공동취재단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2018. 8. 20
사진공동취재단
“상철아”, “어머니”.

65년이 훌쩍 넘는 기다림의 시간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한꺼번에 토해냈을까.

20일 금강산호텔 마련된 남북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장은 반백 년이 훌쩍 넘은 기간 헤어졌던 혈육을 만나 부둥켜안은 가족들이 흘린 눈물로 채워졌다.

남측의 이금섬(92) 할머니는 상봉장에 도착해 아들 리상철(71) 씨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오자마자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아들 상철 씨도 어머니를 부여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상철 씨는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버지 모습입니다. 어머니”라며 오열했다.

이금섬 할머니는 전쟁통에 가족들과 피난길에 올라 내려오던 중 남편과 아들 상철 씨 등과 헤어져 생이별을 견뎌야 했다.

이 할머니는 아들의 손을 꼭 잡은 채 가족사진을 보며 “애들은 몇이나 뒀니. 아들은 있니”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남측 한신자(99) 할머니도 북측의 두 딸 김경실(72) 경영(71) 씨를 보자마자 “아이고”라고 외치며 통곡했다.

한신자 할머니와 두 딸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한 할머니는 전쟁통에 두 딸을 친척 집에 맡겨둔 탓에 셋째 딸만 데리고 1·4 후퇴 때 남으로 내려오면서 두 딸과 긴 이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내가 피난 갔을 때…”라고만 하고 미처 두 딸과 함께 내려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울먹이며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북측 딸들은 “고모가 있지 않았습니까”라며 오랜만에 만난 노모를 위로했다.

유관식(89) 할아버지도 북측의 딸 연옥(67) 씨를 만났다. 유 할아버지는 애써 눈물을 참는 모습이었지만 딸은 아버지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유 할아버지는 전 부인과 헤어졌을 당시에는 딸을 임신한 상태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이번 상봉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딸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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