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檢 고삐 풀려…피의사실공표죄” 홍준표 “윤석열·조국 루비콘강 건넜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의 ‘11시간 압수수색’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여당은 검찰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야당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조 장관 본인의 직접 관여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정책의원총회에서 “정말로 말이 안 나오는 상황이 왔다”며 “현직 법무부 장관 집을 압수수색하는, 그것도 11시간 걸쳐서 그런 사태를 보고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참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검찰을 고발하는 방안까지 논의됐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수사공보준칙 개정안을 발표한 뒤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가 훨씬 더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검찰의 위법행위에 대한 심각성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서라도 피의사실공표죄에 대해서 검찰에 대한 고발을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별도로 검찰 고발 여부를 논의했다.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고발한다면 경찰에 할 것”이라며 “고발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검찰이) 고삐 풀린 것으로 보여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오후 들어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의 검찰 고발 방안 검토는 검찰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어 부적절한 대응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4선 송영길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도 아니고 여당이 검찰을 고발하는 것은 집권당임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반대했다. 한 초선 의원은 “검찰 고발을 실제로 할 수 있겠나. 그 정도로 화가 났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조 장관 개입 가능성을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이) 신청하는 압수수색 영장마다 발부되고, 현직 장관 자택 압수수색 영장까지 나왔다”며 “이는 혐의 입증 자신감도 높다는 것으로 결국 조국 전 민정수석의 직접 관여·개입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조국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이제 윤석열의 검찰과 조국은 루비콘 강을 건넜다. 조국이 허욕을 품고 큰 돈을 마련하려다가 덜컥 걸린 게 아닌가 싶다”고 썼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범죄혐의가 충분히 규명됐다는 것”이라며 “조국 비호를 멈추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총선에서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현직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6~7명이 11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충격적”이라며 “세상에 성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9-09-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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