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중 경제위기 극복 가장 기억에 남아”
인도네시아를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거듭 촉구했다.이 대통령은 8일 제5차 발리 민주주의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2차 대전 중 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 유린에 대해 당사국의 솔직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전 지구적 차원의 민주주의 원칙 증진’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의 공동 주재를 맡게 된 것을 계기로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로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비록 연설 중 일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솔직히 사과를 하기는커녕 점차 우경화하면서 망언을 일삼는 일부 일본 정치인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 일본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앞서 이 대통령은 불과 두 달 전에도 ‘제3국’에서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 9월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연설에서 “올바른 역사의식과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역사 인식을 비판한 것이다.
이렇게 외국에서 잇따라 일본 과거사를 언급하는 것은 한일 양국의 차원을 넘어서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 냄으로써 우회적으로 일본을 압박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본의 과거사 왜곡 문제는 임기 중 매듭짓고 가겠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고령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해마다 돌아가셔서 몇 분 남지 않은 만큼 이 문제는 시한이 있는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대통령은 임기 중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처음 독도를 전격 방문한 것도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올바른 반성을 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현지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묻는 질문에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와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 등 두 번의 경제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유일한 나라가 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제히 상향 조정한 것은 한국의 노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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