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 특사단 향해 밝은 미소… 노동당사는 김정은 권위 상징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일 대북특별사절단 만찬 장소로 조선노동당 본관을 선택하고, 부인 리설주까지 대동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방북한 특사단은 주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찬을 했으며, 남북 공식 만찬 자리에 북한의 ‘퍼스트레이디’가 참석한 적은 없다.
청와대 제공

남북 화기애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별사절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 북측 주요 인사들이 지난 5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 실장,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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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김 위원장의 특사단을 청와대에서 맞은 것처럼, 김 위원장도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청사에서 만찬 행사를 연 것이란 얘기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해마다 노동당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해 왔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을 언급할 때 노동당 청사 사진을 내보내곤 한다. 이 건물 자체가 김 위원장을 상징한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당이 우선인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역할과 권위를 보여 주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만찬 사진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리설주다. 리설주는 옅은 분홍색 정장 차림으로 김 위원장 옆에 앉아 원탁에 둘러앉은 특사단과 북측 인사들을 향해 밝게 웃고 있다. 리설주가 남측 인사를 만난 것은 2005년 제16회 인천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때 북한 응원단의 일원으로 방남한 이후 처음이다.
리설주의 만찬 참석은 국가수반 내외가 만찬을 열어 외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서방의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북한이 정상국가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며 “서구에서 교육받은 김정은은 과거 김정일과 다르게 공개적이고 투명한 리더십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3-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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