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요계의 대표적 음악가가 지셨다”

“한국가요계의 대표적 음악가가 지셨다”

입력 2010-03-14 00:00
수정 2010-03-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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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연구가 박성서씨 故 박춘석 평전 준비

”살아계실 때 평전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 씨는 14일 원로 작곡가 박춘석 씨의 별세 소식에 이렇게 말하며 애통해했다.

박성서씨는 “선생님의 동생 분과 함께 평전을 준비 중이었다”며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할 일은 고인의 업적을 잘 기리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고인을 문병한 박씨는 “당시 선생님은 거동도 못하고 의사표현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손의 힘은 보통이 아니었다. 인사를 하자 내 손을 잡으셨는데 힘이 셌다”며 “’ 여전히 손힘이 세다’고 하니 금세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손을 더 세게 잡으셨다”고 전했다.

이어 “선생님은 투병 중 TV 시청을 즐기셨다. 특히 ‘열린음악회’나 ‘가요무대’ 같은 프로그램을 빼놓지 않았는데 화면에 패티김, 이미자, 남진이 나오거나 본인이 작곡한 곡이 나올 때면 종종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고인이 1950년대 천재 재즈 피아니스트로 등장해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뿔테 안경’과 함께 40년간 한국인의 심금을 울린 수많은 애창곡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초우’(패티김) ‘가슴 아프게’(남진)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곽순옥) ‘공항의 이별’(문주란) ‘방앗간집 둘째딸’(쟈니브라더스) ‘마포종점’(은방울자매) ‘별은 멀어도’(정훈희) ‘내 사랑 지금 어데’(이현) ‘도라지고갯길’(김상진) ‘물레방아 도는데’(나훈아) ‘하동포구아가씨’(하춘화)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패티김) 등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다.

그는 “우리 국민 중 고인의 노래 한, 둘 정도 모르는 이가 있을까. 고인은 영화음악도 100여 곡 만든 천재”라며 “특히 이미자 씨와 콤비를 이뤄 만들어낸 500여 곡의 주옥같은 트로트곡은 한국 가요사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아빠’ ‘흑산도 아가씨’ ‘황혼의 블루스’ ‘그리움은 가슴마다’ ‘한 번 준 마음인데’ ‘아네모네’ ‘떠나도 마음만은’ ‘삼백리 한려수도’ ‘낭주골 처녀’ ‘타국에서’ ‘노래는 나의 인생’ 등을 통해 이미자에게 ‘엘레지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안겼다.

그는 “오로지 음악과 결혼했다며 평생 독신으로 산 선생님은 한국 가요의 지평을 넓힌 작곡자이자 탁월한 재즈 피아노 연주자였다”며 “그가 남긴 살아있는 화성들은 세월을 뛰어넘어 만인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시대를 풍미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작곡가인 고인의 음악적 업적이 재조명되고 그가 남긴 노래의 가치가 오래도록 평가받기를 바란다”며 “지난해 결성된 박춘석기념사업회 추진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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