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 걷는 로봇?

물위 걷는 로봇?

입력 2010-03-25 00:00
수정 2010-03-2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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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연못에서 핀 연꽃은 깨끗하고 젖지도 않는다. 꽃잎의 미세구조 때문이다. 매끈한 연꽃잎의 표면을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크기의 돌기가 솟아 있고, 돌기의 봉우리마다 1㎚(나노미터·10억분의1m) 수준의 돌기가 배열되어 있다. 이 돌기들이 미세한 물방울을 끌어들여 뭉쳐지면 또르르 굴려 보내게 유도한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양승만 교수팀(광자유체집적소자 창의연구단)은 연꽃잎의 나노구조를 모방해 크기가 균일한 미세입자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양 교수는 “이렇게 만든 미세입자를 활용해 세차가 필요없는 자동차, 김이 서리지 않는 유리, 비에 젖지 않는 섬유, 스스로 청소하는 페인트, 눈물에 얼룩지지 않는 화장품, 물 위를 걷는 로봇 등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25일자 네이처지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동시에 게재된다.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는 연꽃잎 나노구조를 갖는 미세입자를 물 표면에 뿌리면 막이 형성돼 물 위에 방울로 맺히는 현상과 관련해 “물 위로 물체를 띄울 수 있는 스마트 나노구조 입자를 제조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평평한 판 위에 연꽃잎의 나노구조를 구현한 결과는 앞서 보고된 바 있다. 양 교수팀은 더 나아가 평판 등 지지대 없이 유리구슬이 스스로 구조를 형성하게 도운 뒤 제거되는 자기조립 원리를 이용해 공정을 한층 손쉽게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0-03-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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