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이 길가 택배차량 몰고가다 붙잡혀

치매노인이 길가 택배차량 몰고가다 붙잡혀

입력 2013-01-23 00:00
수정 2013-01-2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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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운전 기억 되살아난 듯…절도혐의 입건

무면허에 치매 증상을 보이는 노인이 길가에 세워진 택배차량을 몰고 가다 경찰과 추격전 끝에 붙잡혔다.

지난 22일 오후 1시 5분께 광주 서구 동천동의 도로에서 A(62)씨는 택배차량을 발견했다.

그는 택배기사가 배달을 위해 자동차 키를 꽂아둔 채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자연스럽게 차에 올라탔다.

2009년 뇌 병변 장애 2급 판정을 받아 면허가 취소됐지만 A씨는 능숙한 솜씨로 택배차량을 운전했다.

이미 저만치 달아난 자신의 차량을 발견한 택배기사는 서둘러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차량은 택배 차량을 뒤쫓았다.

서구 동천동에서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뒷길까지 약 1㎞ 이상 추격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A씨는 차량에서 내려 뒤쫓아 온 경찰에게 뒷산을 가리키며 어수룩한 말투로 소리를 질렀다.

”도둑놈이 저기로 달아났어요.”

경찰은 A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A씨는 지난 22일 광주 서구 동천동에서 택배차량과 물품 2천여만 원 어치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 2004년부터 뇌출혈로 9차례 수술을 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치매증상을 보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집에서 가출한 A씨를 애타게 찾아다니던 가족들은 경찰서에서 A씨와 만나 “그가 과거 화물차와 시내버스를 운전했다”며 “물건을 훔치려는 게 아니라 과거 기억 때문에 택배 차를 타고 가버린 것 같다”고 진술했다.

A씨도 경찰조사에서 “물건을 훔치려고 한 게 아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광주 서부 경찰서는 23일 택배차량과 그 안에 실려 있는 물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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