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로 ‘납치’ 장난신고, 경찰 수십명 ‘헛심’

가위바위보로 ‘납치’ 장난신고, 경찰 수십명 ‘헛심’

입력 2013-05-14 00:00
수정 2013-05-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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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들이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해 112에 납치·감금당했다고 장난신고를 해 경찰 수십 명이 새벽부터 헛고생을 했다.

14일 오전 5시 9분께 광주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로 “OO 마트 옆 빌라 3층에 감금당했다”는 한 여성의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경찰은 소방당국에 신고한 여성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의뢰해 북구 중흥동에 있는 것으로 소재를 파악했다.

지령을 받은 광주 북부경찰서는 500∼700m에 달하는 위치추적 반경을 줄이고자 신고자에 대한 추가 정보 파악에 주력했다.

그러나 신고자의 이름은 가명으로 드러났고 경찰은 휴대전화 가입자 요금 청구지 주소를 파악하는 한편 최근 실종 및 가출신고가 접수된 여성들의 정보를 조사했다.

경찰은 상습적으로 가출신고가 접수됐던 한 여중생의 기록을 통해 그 여중생이나 주변 친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강력 7개 팀과 지구대 순찰차 10대 등을 동원에 일대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실제 중흥동 OO 마트 옆 빌라 3층에서 신고자 A(15)양과 친구들을 찾았다.

대부분 중학생인 이들은 남학생 3명, 여학생 4명 등 7명이 모여 놀다가 심심해서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해 장난전화를 했다고 태연히 말했다.

이들은 경찰이 정말 자신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몰랐다며 철없는 소리를 하기도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출동한 경찰관들이 문을 여니 한 학생이 인상을 찌푸리며 문 좀 닫으라고 하더라”며 “경찰 100여 명이 너희를 찾고 돌아다녔는데 아무 생각이 안드냐고 물어도 아이들이 눈 하나 깜빡 안 하더라”며 씁쓸해했다.

경찰은 교육적인 차원에서 아이들을 훈방할 계획이지만 추가 조사를 통해 상습 신고 등 다른 혐의가 드러날 경우 형사 입건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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