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보 발효·해제·경보 강화…가평·연천 각 9차례 최다
물폭탄이 쏟아진 경기북부지역에 호우특보 발효와 해제가 수없이 반복됐다. 이번 장마의 가장 큰 특징으로 재난당국은 혼쭐이 났고 주민들은 불안감 속에 정신없는 나흘을 보냈다.11∼14일 경기북부지역에는 최고 360㎜의 폭우가 쏟아졌다.
연천 중면에는 14일 오전 6∼7시 9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가평 하면에도 시간당 81.5㎜가 집중됐다. 이번 장마 최대 시우량을 기록했다.
이 기간 호우주의보 발효·해제·경보 대치 등이 수없이 반복됐다.
특보만 23차례 나왔다.
이번 호우특보는 기존과 유독 다른 양상을 띠어 경기북부지역을 더욱 긴장시켰다.
권역별로 한 데 묶이던 예년과 달리 국지적으로 세분화된 특보가 반복됐다.
동두천기상대는 지난 11일 오후 5시 20분 연천·포천·동두천 등 3개 시·군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30분 뒤 가평군으로 확대했다.
이후 동두천기상대 담당 6개 시·군은 ‘따로 또는 같이’ 특보 발효·해제가 수 없이 반복됐다.
이 가운데 가평·연천군은 가장 많은 9차례씩 특보에 등장했다. 물폭탄이 퍼부은 13∼14일 절정을 이뤘다.
가평군의 경우 지난 11일 오후 6시 10분 발령된 호우주의보는 1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다음날 오전 6시 다시 발령됐다가 오후 3시 30분 해제됐다.
13일에는 오전 2시 주의보가 발령됐으나 오후 1시 해제됐고 14일 오전 6시 40분 다시 발령된 주의보는 3시간 20분 뒤 경보로 강화됐다.
장마전선이 충청지역으로 이동하며 이날 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북쪽에서 남하하다가 북상하는 태풍이 밀어올린 수증기와 만나면서 평소보다 좁은 강수대를 형성,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조금씩 오락가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보 등장 횟수가 많은 만큼 피해도 컸다.
가평지역에서는 30대 여성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5명이 물에 빠져 떠내려가다 구조됐고 3명이 불어나 계곡물에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밖으로 나왔다.
가평 조종천이 범람, 주변 유원지 슈퍼마켓 등 상가 일부가 물에 잠기고 주차된 승용차 3대와 시설물 등이 떠내려갔다.
연천지역에서는 임진강 홍수를 가늠하는 최전방 남방한계선 필승교 수위가 9.15m, 홍수조절용 군남댐 저수위가 35.23m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댐 하류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 유역에는 한때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이 일대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당시 물이 불어나거나 진입로가 유실돼 주민 1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오락가락’ 호우특보는 좁은 강우대의 장마전선 특징이 지속되는 데다 14일 밤부터 15일까지 최고 1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돼 계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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