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생용 대전 역사·문화 도서 ‘오류투성이’

초·중학생용 대전 역사·문화 도서 ‘오류투성이’

입력 2015-01-08 08:30
수정 2015-01-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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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성 사진 싣고, 공산성으로 표기하기도

대전시가 학생들에게 대전의 역사, 문화, 인물 등을 알리기 위해 발간한 도서의 곳곳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8일 연합뉴스가 역사학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화’(초등학생용)와 ‘대전의 역사와 문화’(중학생용) 등 2권의 도서를 분석한 결과 각각 5∼6개의 크고 작은 오류가 발견됐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참고도서로 활용하기 위해 제작된 책자이나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는가 하면 엉뚱한 사진을 싣기도 했다.

먼저 초등학생용인 ‘우리고장의 역사와 문화’ 63쪽에서는 조선 말기 성리학자인 송병선 선생에 대해 설명하면서 ‘을사조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역사학계에서는 을사조약이라는 용어는 일제의 한국 병탄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처럼 오인될 수 있는 만큼 ‘을사늑약’으로 표현하기를 권고하고 있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가장 많은 학교가 사용하는 미래엔의 교과서도 ‘을사늑약’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한 TV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한 역사 전문가가 출연해 ‘군대를 앞세운 강제 조약 체결, 조약문의 공식 명칭이 없음, 부실한 보관, 고종 황제의 도장이 없음, 국제협약 표준을 지키지 않았음’ 등의 이유로 ‘조약’이 아니라 ‘늑약’임을 강조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책은 을사5적을 만화로 묘사하면서 사모(벼슬아치가 관복을 입을 때 쓰던 검은 모자) 차림으로 표현지만, 당시 을사5적은 사모차림이 아니라 서양식 관복을 입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전의 역사와 문화’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책 33쪽, 대전의 고대사 부분에서 ‘백제는 방어를 위해 중요한 지역에 산성을 많이 만들었다’며 보문산성의 사진을 실었다. 그러나 정작 사진 설명은 공산성이라고 했다.

85쪽에서는 대전의 유형문화재 2호인 대덕구 중리동 쌍청당의 전경 사진을 실었다. 그러나 쌍청당 전경이라는 설명이 달린 이 사진은 쌍청당이 아닌 원일당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명이나 사람의 이름이 틀린 곳도 있다.

’대전의 역사와 문화’ 39쪽에서는 조영연씨의 저서 ‘백제사 따라가 보는 산성 엣세이’를 참고해 백제 말기 나당군의 이동 추정로를 지도로 표현했으나, 삼년산성을 십년산성으로, 계현성을 개현성으로 각각 잘못 표기했다.

또 책의 저자 조영연씨를 조영현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짧은 기간에 만들다 보니, 일부 실수나 오류가 생긴 것 같다”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해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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