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시업체가 11일 대입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7일까지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라는 대입 정책’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정시 강화’에 69.8%가 찬성했다는 내용입니다. 반대한 수험생은 고작 20.9%에 그쳤습니다. 정시의 핵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축소에는 72.7%가 반대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찬성은 20.1%에 불과했습니다. 입시업체는 이 결과에 대해 “수험생들이 학생부에 비해 수능이 더욱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응답자 400여명… 학생 대표성 약해
이번 달 4일 다른 입시업체가 낸 설문조사도 비슷한 내용입니다. 업체 홈페이지 회원 고1∼3학년생을 온라인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 65.2%가 ‘수능 절대평가에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반대 이유로 변별력 감소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입시 시장 위축 우려 속 ‘긴급 설문’
두 설문조사만 놓고 보면 학생들은 수능을 꽤 좋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반대로 수시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에 대해서는 격렬히 반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설문조사 응답자가 각각 486명, 379명밖에 안 되는 까닭에 이를 수험생 전체 의견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수시 강세 현상에 따라 시장이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입시업체들이 주관한 설문조사라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놨던 대입제도는 입시업체 설문과 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2021학년도부터 수능 일부 또는 전체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나아가 자격고사화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수능 영향력 약화가 불 보듯 뻔하고, 수시는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손해를 입는 집단에서의 반대 움직임은 거세질 것입니다.
●‘진짜 의견’ 토대로 대입정책 세워야
이런 여론이 강해질수록 교육 당국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학생들의 진짜 의견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수백명 규모가 아닌 수천, 수만명의 대규모 설문조사를 비롯해 학생과 학부모, 학교에 미칠 영향을 꼼꼼히 조사해 이를 토대로 대입 정책을 설계해야 합니다. 대통령 공약이니 무조건 추진하겠다는 태도 대신 면밀한 조사를 통해 최적의 대입제도를 내놓을 새 정부를 기대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번 달 4일 다른 입시업체가 낸 설문조사도 비슷한 내용입니다. 업체 홈페이지 회원 고1∼3학년생을 온라인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 65.2%가 ‘수능 절대평가에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반대 이유로 변별력 감소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입시 시장 위축 우려 속 ‘긴급 설문’
두 설문조사만 놓고 보면 학생들은 수능을 꽤 좋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반대로 수시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에 대해서는 격렬히 반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설문조사 응답자가 각각 486명, 379명밖에 안 되는 까닭에 이를 수험생 전체 의견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수시 강세 현상에 따라 시장이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입시업체들이 주관한 설문조사라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놨던 대입제도는 입시업체 설문과 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2021학년도부터 수능 일부 또는 전체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나아가 자격고사화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수능 영향력 약화가 불 보듯 뻔하고, 수시는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손해를 입는 집단에서의 반대 움직임은 거세질 것입니다.
●‘진짜 의견’ 토대로 대입정책 세워야
이런 여론이 강해질수록 교육 당국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학생들의 진짜 의견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수백명 규모가 아닌 수천, 수만명의 대규모 설문조사를 비롯해 학생과 학부모, 학교에 미칠 영향을 꼼꼼히 조사해 이를 토대로 대입 정책을 설계해야 합니다. 대통령 공약이니 무조건 추진하겠다는 태도 대신 면밀한 조사를 통해 최적의 대입제도를 내놓을 새 정부를 기대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7-05-12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