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은퇴… 커제에 3전 전승
딥마인드 “범용 AI로 확대 진화” …이세돌, 인간의 유일한 1승 기록“여태껏 본 적 없는 미래의 대국”…알파고 기보 공개에 바둑계 들썩
3전 전패… 커제의 눈물
세계 최정상 프로바둑기사인 커제 9단이 지난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와 3번기 제3국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커제는 3전 전패로 알파고에게 졌다.
우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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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 깨기’로 자기 내공을 시험해 본 뒤 홀연히 강호를 떠나는 무림 고수 같은 마무리였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바둑 AI 알파고가 지난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 미래 서밋’에서 세계 최정상 기사 커제(중국) 9단에게 209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3전 전승으로 꺾은 뒤 미련 없이 인간과 다투는 바둑계에 작별을 고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폐막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바둑 대국”이라고 밝혔다. 바둑을 통한 실험이 끝났으니 이제 다방면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로 확대 진화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로써 알파고의 전적은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5번기, 연초 인터넷 대국 60판, 커제 9단과의 3번기, 단체 상담기까지 합쳐 모두 68승 1패로 남게 됐다. 알파고가 지난해 1월 네이처 논문으로 정식 데뷔하기 전 판후이 2단에게 5전 전승을 거둔 것까지 합하면 73승 1패다. 서울에서 3연패 끝에 알파고를 꺾고 1승 4패로 물러났던 이세돌은 알파고한테 유일한 1승을 거둔 인간으로 바둑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① 3·3이 명당이다. (알파고와 알파고 대국 중 제3국)
시작하자마자 3·3에 침투하면 십중팔구 ‘초짜구나’ 하고 생각했다. 3·3 침입은 집을 짓기에 가장 좋지만 상대방의 세력을 강하게 하고 자신은 귀퉁이에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소탐대실’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알파고는 3·3 침입을 즐긴다. 초반 3·3 침입이 이득이라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바둑의 패러다임 하나를 무너뜨렸다.
② 두 점 머리는 아프지 않다.(알파고와 알파고 대국 중 제10국)
바둑 격언에 ‘두 점 머리는 두들겨라’라고 한다. 두 점 머리를 맞으면 백은 쪼그라들고 흑은 모양을 펼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두 점 머리 맞는 걸 전혀 개의치 않는다.
시작하자마자 3·3에 침투하면 십중팔구 ‘초짜구나’ 하고 생각했다. 3·3 침입은 집을 짓기에 가장 좋지만 상대방의 세력을 강하게 하고 자신은 귀퉁이에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소탐대실’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알파고는 3·3 침입을 즐긴다. 초반 3·3 침입이 이득이라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바둑의 패러다임 하나를 무너뜨렸다.
② 두 점 머리는 아프지 않다.(알파고와 알파고 대국 중 제10국)
바둑 격언에 ‘두 점 머리는 두들겨라’라고 한다. 두 점 머리를 맞으면 백은 쪼그라들고 흑은 모양을 펼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두 점 머리 맞는 걸 전혀 개의치 않는다.
알파고가 죽어서 남긴 기보에 바둑계가 들썩인다. 알파고와 5대1로 집단 상담을 하는 대국에서 쓴맛을 봤던 스웨(중국) 9단은 맨 먼저 문제의 기보를 살핀 뒤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대국이다. 상상하던 저 먼 미래의 대국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리(중국) 9단도 “정말 놀랍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7-05-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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