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타디움에 한인 1만여명 운집관전하던 싸이, ‘강남스타일’에 말춤으로 화답
27일(현지시간) 한국인 메이저리거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가 처음 정규 경기에서 맞대결을 벌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은 한인 팬의 응원 열기로 가득 찼다.그렇지 않아도 관중이 많은 토요일 야간 경기지만 관중석은 구름처럼 몰려든 한인 팬 덕에 빈자리가 없었다.
5만2천675명이 입장해 매진을 기록했다.
워낙 관중 동원력이 뛰어난 다저스는 올해 벌써 14번째 전 좌석 매진이다.
한인 팬은 1만여명 넘게 입장했다. 현지 한인 언론사와 남가주야구협회 등 한인 단체를 통해 팔려나간 단체 티켓만 1만장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지역답게 한인 야구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삼삼오오 다저스타디움으로 몰려들었다.
어린 자녀 손을 잡고 온 부모와 친구들끼리 소규모 응원단을 꾸려 경기장을 찾은 젊은이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한인 팬들은 류현진과 추신수가 다 같이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다저스 홈구장이다 보니 한인 응원도 류현진의 승리를 바라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에서 왔다는 케빈 김 씨는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면서 “추신수가 안타를 쳤으면 좋겠지만 류현진이 9승을 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둘의 맞대결 경기 표를 미리 예매해놓고 경기날짜를 손꼽아 기다렸다는 김은정 씨는 “류현진 선수도 이기고 추신수 선수도 잘해줬으면 좋겠다”며 “그래도 다저스가 이기라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관중석에는 류현진의 등번호 ‘99’와 ‘RYU’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한인 팬들이 류현진 응원 문구를 쓴 플래카드를 흔드는 모습이 드물지 않았다.
경기 전 류현진이 소개될 때는 우레같은 함성이 울려 한인들의 열기를 과시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추신수의 이름을 부를 때 역시 박수 소리는 떠날 갈 듯 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 뛰면서 이렇게 많은 박수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5회초가 끝난 뒤 장내 대형 TV 화면에는 관중석에 앉아 있는 가수 싸이의 모습이 포착됐다.
탤런트 송승헌과 나란히 앉아 있다가 화면에 모습이 드러나자 쑥스럽게 엉거주춤 일어난 싸이는 히트곡 ‘강남 스타일’이 방송되자 신나는 말춤으로 화답했다.
관중석도 흥분의 도가니로 변하면서 다저스타디움은 잠시 ‘한류’의 열기로 뜨거웠다.
한인 팬들은 경기가 다저스의 4-1로 승리로 끝난 뒤에도 ‘류현진’을 환호하며 자리를 뜰 줄 몰랐다.
류현진이 그라운드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환호는 더 커지고 뜨거워졌다.
현지 언론도 둘의 대결에 관심을 보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자는 돈 매팅리 감독에게 “오늘 ‘한국 선수의 날’이었는데 선수들 분위기는 어땠나”고 묻기도 했다.
류현진의 공식 인터뷰 때도 미국 기자들이 추신수와 맞대결에 대한 소감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