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황금옥새 ‘어부의 반지’의 비밀

교황 황금옥새 ‘어부의 반지’의 비밀

입력 2013-03-14 00:00
수정 2013-03-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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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베네딕토 16세 반지 제작한 세공사 인터뷰

새 교황이 즉위하면 반드시 얻게 되는 물건이 있다. 바로 ‘어부의 반지’(Fisherman’s Ring, 페스카토리오)라 불리는 교황 반지다.

교황의 ‘옥새’로도 불리는 이 반지는 신임 교황이 자리에 오를 때 새로 제작돼 임기를 마칠 때까지 수많은 신도의 입맞춤을 받으며 교황의 곁을 지킨다.

미국 CBS 방송은 명예교황으로 물러난 베네딕토 16세의 교황 반지를 만들었던 세공사 클라우디오 프란치를 만나 반지의 비밀을 파헤쳤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마 금세공사협회 부회장인 프란치는 지난 2005년 베네딕토 16세의 반지 제작을 의뢰받았다. 그는 “내 커리어의 정점을 찍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베네딕토 16세의 반지 디자인은 미켈란젤로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최종 디자인이 나오기까지 200점 넘는 가안을 거쳤다고 그는 설명했다.

순금 35g으로 이뤄진 반지에는 성(聖) 베드로가 그물을 던지는 그림과 주인의 이름인 ‘베네딕토 16세’라는 라틴어 글자가 새겨졌다.

교황이 어부의 반지를 끼게 된 것은 어부였던 베드로가 죽은 뒤 초대 교황으로 추서된 데서 비롯됐으며 교황들은 모두 베드로의 후계자로 여겨진다.

반지의 타원형 모양은 조각가 베르니니가 17세기 설계한 성(聖) 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을 상징한다.

그는 반지를 만드는 데 8명의 장인이 매일 15시간씩 2주간 매진했다고 전했다.

프란치는 교황 사임 이후 반지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오해도 풀었다.

그는 “반지가 ‘파괴된다’(destroyed)는 보도는 ‘줄을 그어 지운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biffatura’의 오역인 것 같다”며 “교황의 임기가 끝났음을 상징하기 위해 반지 윗부분에 십자 표시를 하는 것일 뿐 실제로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가톨릭뉴스서비스(CNS)도 교황청 대변인의 말을 인용, 교황의 반지를 망치 등으로 완전히 부수는 것이 아니라 더는 공식인장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표면에 두 개의 깊은 흠집을 내는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교황청은 새 교황의 반지가 새겨지는 이름만 다를 뿐 이전 반지와 같은 모양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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