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왕이 면전서 “홍콩 사태 예의주시”… 美·中 정면충돌

오바마, 왕이 면전서 “홍콩 사태 예의주시”… 美·中 정면충돌

입력 2014-10-03 00:00
수정 2014-10-03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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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외교장관 회담서도 설전

홍콩 시위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했다. 11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 협의차 방미한 중국 외교부장에게 미국 외교장관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시위 사태를 지적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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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양자회담을 하기 전 어색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케리 장관이 회담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시위대의 권리를 존중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히자 왕 부장은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부문제”라고 맞서며 신경전을 펼쳤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존 케리(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양자회담을 하기 전 어색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케리 장관이 회담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시위대의 권리를 존중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히자 왕 부장은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부문제”라고 맞서며 신경전을 펼쳤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양자회담에서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밝혔다. 케리 장관은 회담에 앞서 “오늘 논의할 의제에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홍콩 시위 문제가 들어 있다”며 “중국도 알다시피 우리는 기본법에 따른 홍콩 시민의 보편적 참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어 “자치와 법치에 의해 지배되는 개방된 사회가 홍콩의 안정과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홍콩 당국이 강경 진압을 자제하고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표출하는 권리를 존중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동안 백악관 대변인 발언 등을 통해 시위대 입장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으나 중국 외교수장 앞에서 공식 입장을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왕 부장은 “중국 정부는 이번 문제에 대해 매우 강하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왔다.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부 문제다”라며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어떤 나라와 어떤 사회, 어떤 개인도 공중질서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며 “그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이고 홍콩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양자회담에 이어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 의제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그러나 이 면담에 오바마 대통령이 예고 없이 나타나 왕 부장에게 “홍콩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홍콩 당국과 시위대 간의 입장 차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직접 압박했다는 점에서 미·중 간 외교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10-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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