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인된 ‘친노의 힘’…野원내·비대위 과점

재확인된 ‘친노의 힘’…野원내·비대위 과점

입력 2014-10-09 00:00
수정 2014-10-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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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 비대위 입성 좌절…당무위 소집 속 계파갈등 예측불허우윤근 “계파 없다” 화합 강조…이종걸 선전 불구이변없어

범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간 진영 대결 양상으로 벌어진 9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우윤근 의원이 승리하면서 친노가 다시 힘을 발휘했다.

이날 원내대표 투표에서는 결선까지 가는 접전 끝에 범친노 진영의 지원을 얻은 우 의원이 64표를 얻으며 11표 차이로 당선됐다.

우 의원은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했고, 단일후보로 추대되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비노’ 진영을 대표한 이종걸 의원의 추격도 거셌다.

이 의원은 정견발표에서 지각이 잦다는 본인의 이미지를 의식해 “’정각 이종걸’이 되겠다”는 유머를 섞어 눈길을 끌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김현 의원 등 불참의원 11명을 제외하고 119명이 참여해 진행한 1차 투표에서는 이 의원이 43표를 얻어 우 의원(42표), 이목희 의원(33표)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해 장내를 술렁이게 했고, 우 의원과의 결선투표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53표를 얻으며 선전을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주승용 의원의 중도 하차로 이 의원이 사실상 비노 단일후보가 된 상황에서, 친노 진영으로 지나치게 힘이 쏠려서는 안된다는 의원들의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현재 비대위가 친노·강경파 일색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을 공격하며 전세 역전을 시도했다.

우 의원도 중도파의 거센 도전을 의식, 이들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데 집중했다.

그는 정견발표에서 “소통과 화합을 최우선시 하겠다”며 “부모님이 ‘춘풍접인추상인기’(남에게 부드럽게, 자신에게 엄하게 대하라는 뜻)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이어 도종환 의원의 시 ‘가죽나무’를 인용하며 “곱게 자란줄 알았는데 가지칠 것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모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몸을 낮추며 “10여년간 계파가 없었고 (계파가 있다면) 130명의 계파다. 출마도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이 의원이 거센 추격전을 펼쳤음에도 결과적으로 이변을 만들지 못한 것을 두고, 선거 준비기간이 짧았던 만큼 진영대결 양상 속에서도 인물 경쟁구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정책위의장인 우 의원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고, 범친노의 지지를 받지만 명확히 친노로 분류되는 인사가 아닌데다 성향도 온건해 중도성향 의원들도 기피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어찌됐든 이번 선거에서 범친노 진영이 승리하며 비노진영이 비대위 진입에 실패하면서,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해온 비노의 반발이 격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조강특위와 전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상황인 만큼, 계파전쟁이 조기에 불붙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도 성향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는 당연직 비대위원인 원내대표직 확보에 실패하면서 추가 비대위원 선임을 강력히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정세균계는 비주류의 공세 속에 이번 선거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전당대회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친노진영과 긴장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목희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민평련이나 초·재선 강경파들의 움직임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10일 오전 당무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조강특위 구성 인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파간 갈등의 도화선이 될지 시선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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