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차단한 北 “불벼락 안길 때 왔다” 군사충돌 억제할 ‘안전장치’ 사라져

대화 차단한 北 “불벼락 안길 때 왔다” 군사충돌 억제할 ‘안전장치’ 사라져

입력 2013-03-12 00:00
수정 2013-03-1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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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强대强 대결 격화

북한이 11일 예고한 대로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고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적십자채널) 간 직통전화를 차단하면서 남북이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3차 핵실험과 한·미 합동군사훈련 ‘키 리졸브’를 둘러싼 ‘강(强) 대 강(强)’ 대결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부로 정전협정이 백지화됐다고 주장하며 “마침내 참고 참아온 멸적의 불벼락을 가슴 후련히 안길 때가 왔다”고 선언했다. 이날 오전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 직통전화로 걸려온 우리 측 연락관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통신선을 자르는 대신 남측과의 통화를 거절하는 방식으로 직통전화 차단에 나선 것이다.

남북 간에는 아직 ▲동·서해 군사통신 ▲해사당국 통신 ▲항공관제 통신망 등이 남아있지만, 그동안 당국 간 대화 채널 역할을 해왔던 판문점 직통전화가 단절되면서 공식적인 대화 창구는 닫힌 셈이 됐다. 남북은 공휴일과 휴일을 빼고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 차례 통화를 해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신선을 자른 게 아니니 남북 간 합의가 있으면 언제든 되살릴 수 있다”고 했지만, 북한이 북·미 군사당국 간 직통전화까지 차단한 상황이어서 대화 통로 단절에 따른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군사적 충돌을 억제할 안전장치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도 같은 해 5월 북한이 우리 정부의 5·24대북제재 조치에 반발해 판문점 채널을 폐쇄한 뒤 발생했다. 당시 판문점 채널은 8개월 만인 2011년 1월에서야 복원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적들을 겨눈 우리의 전략 로켓들과 방사포를 비롯해 다종화된 우리식의 정밀 핵타격수단이 만반의 전투태세에 들어갔다”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또 모든 당 조직이 일제히 전투동원태세에 들어갔다고 소개하며 “전체 인민이 병사가 됐다”고 전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노동신문은 장갑차의 행진 장면 등 전투준비 관련 사진을 9장이나 실었고, 1면 전체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찬양하는 ‘운명도 미래에 맡긴 분’이라는 노래를 게재하며 충성심을 고취시켰다. 조선중앙TV도 첫 순서로 김 제1위원장이 연평도를 포격했던 무도 방어대와 장재도 방어대를 시찰한 내용의 ‘기록영화’를 내보내는 등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영상을 대거 방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3-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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