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원인·운영비리·감독부실…요양병원 수사 확대

화재원인·운영비리·감독부실…요양병원 수사 확대

입력 2014-06-03 00:00
수정 2014-06-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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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요양병원 화재 참사 관련자 신병처리와 압수수색 등 수사의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재 원인뿐만 아니라 병원 운영 비리, 감독 부실, 초기 대응까지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3일 오후 전남 장성결찰서에 화재참사가 발생한 장성 효실천사랑나눔 요양병원의 실질적 이사장인 이사문씨가 경찰의 소환요구를 받고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전남 장성결찰서에 화재참사가 발생한 장성 효실천사랑나눔 요양병원의 실질적 이사장인 이사문씨가 경찰의 소환요구를 받고 출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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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질 운영자 ‘피의자 신분’ 경찰 출두

전남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3일 효실천사랑나눔(효사랑) 요양병원의 실질적 운영자인 이사문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후 2시 10분께 장성경찰서에 출두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두고 이 이사장을 조사하고 횡령을 포함한 회계 비리 등 병원 운영상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추가로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 이사장은 조사 뒤 곧바로 체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이사장은 불이 난 효사랑 요양병원과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광주 효은 요양병원의 실질적 대표로 알려졌다.

서류상 효사랑병원 대표는 이 이사장의 아내, 효은병원 대표는 이 이사장의 딸로 돼있지만 병원 내부 직제상 이사장은 이씨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 “세월호 교훈 잊었나”…보건소, 부실 점검 의혹

경찰은 효은 요양병원과 함께 안전점검을 허술히 한 장성군 보건소, 소방안전 점검 대행업체도 압수수색했다.

장성보건소는 세월호 참사 이후 의료기관 안전점검에 대한 지시를 전남도로부터 받고 지난달 21일 효실천 사랑나눔(효사랑)요양병원을 점검했다.

불이 난 별관 등을 제대로 점검하지도 않고 소방 관련 등 항목에 모두 “이상 없다”고 허위로 점검표를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효사랑 병원은 소화기를 사물함에 보관하면서 열쇠를 채워놓고 환자 대피용 장비를 구입하지 않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경찰은 보건소 관계자들을 소환해 점검을 소홀히 해 화재를 막지 못한 과실이 있는지, 허술한 관리실태를 알고도 묵인했는지 조사하고 병원 측과 유착이 있었는지도 규명할 방침이다.

효은 요양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서류 등 증거물을 숨기려 한 혐의로 이 병원 수간호사 2명이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중 간호사가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 두 상자 분량의 서류 등을 숨긴 사실을 확인하고 누가 지시했는지 추궁하고 있다.

◇ 화재 당시 결박된 환자 3~4명 추정

논란이 된 결박과 관련해 경찰은 화재 당시 환자 3~4명이 병상에 묶여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조에 참여했던 파출소 경찰관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구조 인력들이 환자의 몸과 병상을 연결한 천을 가위로 잘라냈다는 진술이 잇따라 나왔다.

짙은 연기와 급박한 상황 탓에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이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3~4명은 묶여있었던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이 현장 상황을 총괄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결박된 환자는 그 이상이었을 수도 있다.

경찰은 사고 직후 “(결박 의혹을 제기한)보도는 오보”라고 주장한 담양소방서장과 결박 사실을 부인한 병원 관계자들도 소환해 발언 배경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구속된 방화 피의자 김모(82)씨의 행적이 담김 6분여 분량의 CCTV 화면도 공개했다.

화면에는 김씨가 환자복으로 추정되는 옷가지를 팔에 끼고 또 다른 물건을 손에 쥔 채 3006호로 갔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장면이 담겼다.

유가족들은 보다 명확한 진실 규명을 위해 하루 전 녹화장면까지 공개할 것을 경찰에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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