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창원서 자수…경찰, 살인혐의 영장 신청 방침
6세 아들 살해 혐의 30대母 자수
2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경찰서 앞에서 6세 남아 살해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아이의 어머니 양모(32)씨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양씨는 도주 나흘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2015.7.25
연합뉴스
연합뉴스
사건 발생 후 잠적,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닷새간 도주했던 양씨는 이날 오전 2시 30분께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이어 이날 오전 10시께 청주 청원경찰서로 압송된 양씨는 기다리던 취재진에 “죄송하다”는 말로 범행을 시인했다.
압송 차량에서 수사관들에 이끌려 내린 양씨는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검은색 모자를 깊이 눌러쓴 데다 초록색 방수복 모자까지 덮어쓰고 조사실로 가는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수갑이 채워진 두 손은 수건을 감아 가려진 상태였다.
조사실로 향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이 시작되자 양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흐느끼며 겨우겨우 답을 이어갔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어깨를 들썩이며 힘겹게 고개를 끄덕여 시인한 뒤 “죄송하다.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자살을 결심한 뒤 혼자 남게 될 아이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을까 봐 일을 저질렀다. 아이를 따라 죽으려고 수차례 시도했지만 마음처럼 안 돼 결국 자수하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건을 맡은 청주 청원서는 이날 오전 2시께 그동안 꺼져 있던 양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켜진 것을 확인, 그의 위치 추적에 나섰다.
이후 양씨가 창원에서 자수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청원서는 검거팀을 급파, 양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양씨는 지난 19일께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 자신의 집에서 6살 난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양씨는 이불로 아이의 목 부위를 압박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 김모(32)씨는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 18일 부부싸움을 한 뒤 집에서 나와 찜질방에서 홀로 생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지난 21일 화해를 하자며 남편과 만나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 술을 마시던 중 ‘내가 아들을 죽였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남편 김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청주 청원구 사천동 양씨 부부의 집에서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난 김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숨진 김군의 얼굴에는 할퀸 상처가 있었고 목에서는 압박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양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도주한 그의 뒤를 쫓아왔다.
그동안 양씨는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은 채 지인에게 빌린 돈으로 대전과 서울 등지를 돌며 도피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3개월 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해 온 것으로도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과의 불화에 우울증을 앓는 양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도피 생활을 하면서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던 중 수사망이 좁혀 오자 자수를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양씨에 대해 오는 26일 중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