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T “복잡한 정치지형 탓…美, 중동의 전폭적 지지 끌어내기 힘들것” 전망
아랍국가들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중동의 복잡한 정치 지형 탓에 미국과 서방의 시리아 공습에는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29일 보도했다.중동의 지역 기구인 아랍연맹은 지난 27일 열린 긴급회의에서 “극악무도한 범죄의 책임은 시리아 정권에 있다”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아랍연맹은 미국과 서방의 시리아 군사 개입에는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막을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시리아 사태에 대한 이견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IHT는 중동의 복잡한 정세 때문에 이번 아랍연맹의 성명이 ‘미국과 서방의 시리아 공습을 지지한다’는 수준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계속되는 종파 분쟁과 끝없이 발생하는 피난민, 미국이 공습이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우려감이 뒤섞이면서 미국과 서방의 시리아 공습 움직임에 중동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랍국가 대다수는 미국과 서방의 시리아 군사개입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이를 지지하는 나라는 터키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몇 달 동안 미국과 서방에 시리아 군사개입을 촉구해온 걸프 왕정국도 이번 사태 이후 군사개입을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도 아랍 연맹에 군사행동에 대한 지지를 구하지는 않았다며 화학무기 사용 행위를 규탄하고 그 책임이 아사드 정권에 있다고 밝힌 점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사태를 둘러싼 갈등을 비롯해 아랍연맹 내 복잡한 정치 동학이 있다는 점을 안다”면서 “분명한 비난과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아달라는 요청은 우리가 정확히 원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IHT는 중동 지역 내 일부 국가들이 막후에서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지난 2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터키는 시리아 반군에 자금과 군수품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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