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지도자 ‘특사’…中에 처음, 韓·美엔 파견

北 최고지도자 ‘특사’…中에 처음, 韓·美엔 파견

입력 2013-05-22 00:00
수정 2013-05-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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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2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보내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라는 점을 공개해 관심을 끈다.

과거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특사를 외국에 파견한 적이 별로 많지 않은데다 북한 인사가 최고지도자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사망 직후인 1994년 8월 30일 송호경 당시 외교부 부부장을 중국에 보내 북-중 친선관계를 재확인하고 김정일 권력 승계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북한은 당시 상대적으로 ‘급’이 낮은 송호경에 대해 ‘정부 특사’라고 밝혔고 실제로 그는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못했다.

북한은 2010년 9월 28일 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를 열고 김정은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해 김정은 후계 체제를 공식화했고 이틀 후 최태복 노동당 비서를 중국에 보내 당대표자회 결과를 설명했다.

이처럼 ‘중요한’ 임무를 맡은 최태복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이 아닌 노동당대표단 단장의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김정은 체제가 출범하고 나서 작년 8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중국에 보낼 때도 최고지도자의 특사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

당시 장성택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외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였고 실제로 방중 기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만나는 등 국가수반급 예우를 받았지만 ‘조(북)중 공동지도위원회 대표단’ 단장 자격이었다.

반면 북한은 한국과 미국에는 최고지도자의 특사를 파견했던 적이 있다. 특히 북한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시기마다 한·미 양국에 특사를 파견해 중요한 논의를 해왔다.

북한은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그해 9월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등을 한국에 보냈다. 당시 북한 매체는 김용순에 대해 김 위원장의 특사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김용순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비롯한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는 등 특사 자격에 걸맞은 합의를 이끌어냈다.

북한은 첫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에 훈풍이 불어오던 그해 미국에도 최고지도자의 특사를 보냈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김정일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과 회담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보장 체제로 바꿔 공식적으로 6·25전쟁을 종식하는 데 노력한다는 내용의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발표했다.

북한은 또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빌미로 김기남·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특사조문단을 보낸 적이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특사조의방문단이 특별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북한의 특사조문단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남북협력의 진전’을 강조한 김정일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특사를 파견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인데다가 특사가 ‘뜨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중요한 합의나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정은 첫 특사의 방중 결과에 벌써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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