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서 고교생 또 투신 자살
학교 폭력에 시달린 학생이 목숨을 끊는 비극이 또 되풀이됐다. 2011년 12월 급우의 폭력으로 대구 모 중학교 2학년 권모군이 자살한 이후 정부나 자치단체가 요란하게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생색내기에 그친 꼴이 됐다. 학교폭력과 성적 비관 등의 응어리를 풀어낼 방법이 없는 학생들은 여전히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고 있다.유서에는 “학교에서 돈을 빼앗긴 적이 있다. 친구에게 언어폭력을 당한 적도 있다. 학교에는 CC(폐쇄회로)TV가 없는 폭력 사각지대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가해자 5명의 이름을 빼고 유서를 공개했다. 폭력에 앞장선 것으로 지목된 김 모군은 현재 대구 K정보과학고교에 재학 중이며, 부모의 이혼으로 2011년 5개월 정도 최군 집에서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권에서는 최근 2년 사이 31명의 학생이 학교폭력 등으로 자살을 선택했다. 정부는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지난해부터 학교별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고 학교 폭력 상담 교사 300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경북도와 도교육청도 같은 해 초·중·고교 교직원 2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상담 연수를 실시하고 학교별 학교 폭력 신고함 설치 운영, 학교폭력상담전화 24시간 운영 등에 나섰으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화여대 오혜영 교수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지 못한 것 같다. 학교에서도 폭력이 발생하면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3-03-13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